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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 정장선> 당신은 진정한 라이벌이 있나요
연아 · 마오…선동열 · 최동원…
발전의 원동력되는 자극제
與 · 野 존중없는 물어뜯기 경쟁
승자없는 동반추락 경계를


이상화 선수는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1차 경기 때 상대 선수가 동등한 레이스를 펼쳐주지 않아 기록적으로 아쉬움이 있었는데 2차 때 중국의 왕베이싱 선수가 동등한 레이스를 펼쳐줘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일본의 피겨스케이팅 선수 아사다 마오도 인터뷰에서 김연아를 언급하며 “우리는 주니어 시절부터 라이벌이었다. 힘들 때도 있었지만 김연아 선수가 없었으면 나도 발전하지 못했다. 우리의 선의의 경쟁이 자극이 되었다”고 했다. 김연아도 아사다 마오에 대해 비슷한 말을 했다.

야구의 선동열과 최동원도 그랬다. 선의의 라이벌은 이래서 아름답다.

라이벌이란 사전적 의미로 같은 분야에서 또는 같은 목적을 위해 경쟁하는 관계를 말한다. 우리는 라이벌을 단순히 피곤한 존재로 여기기 쉬우나 진정한 라이벌은 서로 자극제가 되고 발전의 동력이 된다. 그러기에 인생에서 참 라이벌이 있다는 것은 행운을 뜻하기도 한다.

선의의 라이벌은 상대를 이기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함으로써 서로 발전하는 역할을 해준다.

그 기저에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 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도 있다. 상대를 무너뜨리고 망가지게 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나는 노력하지 않고 상대가 무너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우리 정치가 그와 같다면 정치인들이 기분 나쁠지 모르지만 그 범주를 벗어나기 어렵다.

국민은 지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새누리, 민주 양당을 선의의 경쟁자라 보질 않는다. 국민을 위해 정책 경쟁을 하기보다는 상대에 대해 무차별 공격도 서슴지 않고 지역감정 등 가용 수단은 모두 동원하는 적대적 공생관계로 본다. 적대적 공생관계는 상대를 쓰러뜨리려 맹렬히 공격하며 자신들의 지지자들을 결속하는 부수적 효과도 함께 겨냥하는 관계를 말한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정하려고도 않는다. 이런 경우 대개 결국에는 동반 추락한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야당의 분열과 무기력에 안주한다. 공약을 폐기해도 미안해하지 않고 반대의 목소리에는 귀를 막았다. 그리해도 대통령과 당의 지지도는 이례적으로 높으니 변화와 개혁을 할 필요가 없다. 야당은 아무리 해도 지지도가 오르지 않으니 장내와 장외투쟁을 반복할 뿐이다.

누구도 승자가 아니다. 둘은 오십보백보로 같이 망가지고 있으며 피해는 국민만 보고 있다.

우리들은 진정한 라이벌 관계를 보고 싶어한다. 정치에서도 스포츠에서처럼. 그리고 경제와 사회 각 분야도 마찬가지다. 심지어는 남녀 관계에서조차도 그러하다. 사관학교에서 여성 생도에게 수석을 주지 않기 위해 성적을 조작하는 것과 같은 유치한 짓 하지 말란 말이다.

이제 민주당은 통합신당으로 새로 출범한다. 수적인 통합이 아니라 그 내용을 국민은 궁금해한다. 그리고 지향점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한다. 선거를 앞두고 급해서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가혹한 내부 개혁과 정책 정당으로 거듭나길 바라고 있다. 여당도 청와대를 감싸기만 하고 지시만 따르는 게 아니라 이 시대를 책임진 여당답게 변화하고 야당과 정책을 통해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 주길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우리의 정치, 오히려 선의의 경쟁관계를 만들 좋은 기회일지 모른다.

그래서 경쟁하지만 서로가 있어 행복하다는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 행복이 국민에게까지 전파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 개인과 기업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진정한 라이벌이 있어 행복한가요?

정장선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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