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아트 홀릭> 3D로 태어난 21세기 ‘지옥의 문’
분명 로댕(1840~1917)의 역작 ‘지옥의 문’이다. 그런데 딱딱한 청동부조가 아니다. 흐믈흐믈 녹아내릴 듯한 문(門)에, 살아있는 현대의 남녀가 뒤엉켜 있다. 추락하는 나체의 인간이 있는가 하면, 꼭대기에는 벌거벗은 남자가 ‘생각하는 사람’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골리노’ ‘세 망령’ 등 246개의 인체조각이 집대성된 로댕의 ‘지옥의 문’을 오늘 우리 앞에 새롭게 불러온 작가는 정연두(45)이다. 정연두는 누드모델들을 구해 조각 속 포즈를 취하도록 한 후, 이를 일일이 촬영 편집해 가상조각으로 제작했다. 21세기 디지털 이미지로 거듭난 ‘지옥의 문’은 죽음 앞에 선 인간 군상의 핵심을 드러내는 동시에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세계를 경험케 함으로써 ‘보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되묻고 있다. 이 신작을 비롯해 정연두의 작품은 서울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정연두‘베르길리우스의 통로’. 3D 설치 작업,2014. [사진제공=삼성미술관 플라토]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