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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보편적 인류애 실천 계기돼야 할 교황 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8월 14일부터 4박 5일간 한국을 방문한다고 바티칸 교황청이 밝혔다. 세계 가톨릭의 수장인 교황이 한국을 찾는 것은 지난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25년 만이다. 교황은 방한 중 충남 서산 해미순교성지에서 열리는 아시아가톨릭 청년대회 비롯해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의 시복식 등 미사를 집전하게 된다. 교황의 방한은 한국 가톨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로 신자와 비신자를 떠나 우리 국민 모두에 대한 축복이자 영광이다. 나아가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 지역의 사랑과 평화가 더욱 충만해지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존경하고 말과 행동에서 감명을 받는 것은 그가 ‘낮은 곳으로 임하라’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겸손하며 가난하고 박해받는 사람들과 마음으로 하나되어 그들을 위로하고 아파하는 모습이 감동을 주는 것이다. 실제 교황은 9일(현지시간) 사순절을 맞아 바티칸 교외로 기도와 묵상을 위한 피정을 떠났다. 교황도 피정을 하지만 바티칸을 떠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피정을 떠난 자체만 해도 엄청난 파격인 셈이다. 게다가 그는 교황 전용 별장을 마다하고 한 수도원이 운영하는 피정의 집에서 묵고 있다. 현지 신도들은 물론 한국 신도들도 즐겨 이용하는 평범한 곳이다. 또 오가는 교통편은 다른 교황청 사람들과 함께 버스를 이용했으며, 자신의 손가방은 직접 들고 이동했다. 더욱이 피정 기간 중인 13일은 그가 교황이 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이런 저런 행사가 많았을 터인데 그는 조용히 바티칸을 비우는 일정을 택했다.

세상은 이 같은 교황의 행보를 ‘파격’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전혀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 오로지 그리스도의 정신을 행동으로 옮긴다는 생각뿐이다. 그리고 모든 가톨릭 성직자가 당연히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여길 것이다. 그런 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우리 사회가 보편적 인류애를 다시 생각하고 실천하는 더 없이 소중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마지막 날 명동성당 미사집전이 주목된다. 이날 교황은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공표할 것이라고 한다. 이 메시지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3대에 걸친 독재와 기아에 시달리며 최악의 상황을 치닫는 북한 인권에 대한 언급과 남북한의 평화와 통일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의 한국 방문이 평화통일의 물꼬 트기가 될지 누구도 모를 일이다. 교황 방한 기대가 한없이 커지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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