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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기획]'스토리텔링'에 빠진 남자 아이돌들
걸그룹에게 ‘섹시’ 열풍이 불었다면 보이그룹에게는 ‘스토리텔링’ 열풍이 한창이다. 샤이니, 엑소, 빅스, 방탄소년단 등 앨범과 무대에 담은 이들의 스토리는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2014년에는 또 어떤 그룹의 스토리텔링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까.

스토리텔링 하면 역시 샤이니를 빼놓을 수 없다. 멤버 종현이 작사한 ‘줄리엣(Juliette)’을 토대로 앨범 전체 콘셉트를 로미오&줄리엣으로 잡은 샤이니는 독특한 패션과 무대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만남부터 재회에 이르기까지 로미오와 줄리엣의 콘셉트로 진행되는 기승전결이 갖춰진 스토리는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한 편의 이야기를 녹여낸 영상과 무대는 팬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후 ‘링딩동’, ‘루시퍼’ 등 앨범 내에 하나의 이야기를 담으며 남다른 행보로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지난 한 해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엑소 또한 5년이라는 준비 기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결과물을 이끌어냈다. ‘12명의 초능력 소년’이라는 콘셉트로 뮤직비디오를 통해 멤버 개개인의 아이덴티티를 부여했다.

이후 ‘늑대와 미녀’를 통해 한 편의 뮤지컬을 옮겨놓은 듯한 무대는 오늘날 엑소를 이 자리까지 오게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멤버 각자의 탄생 설화를 담은 ‘나무 퍼포먼스’는 엑소 무대의 백미로 손꼽힌다.


그룹 빅스 또한 명확한 콘셉트로 팬들에게 확실하게 이미지를 어필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세 번째 싱글 앨범 ‘다칠 준비가 돼 있어’로 기존의 풋풋한 모습에서 강렬한 남성미를 선보였다. 강렬함을 주는 컬러렌즈와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등은 곱상하고 잘생김으로 대변되는 아이돌의 이미지를 단번에 깨트렸다.

사랑하는 여자가 자신에게 계속해서 상처를 줘도 그 사람만 보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애절한 가사는 곡의 강렬한 사운드와 대조돼 반전을 선사한다.

빅스는 계속해서 ‘하이드’, ‘저주인형’ 등 기존과는 확연하게 다른 콘셉트와 거기에 담긴 애절한 스토리로 팬덤 형성에 성공했다.


‘학교 3부작’ 프로젝트라는 하나의 큰 틀 속에서 10대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방탄소년단은 세 번째 미니앨범 ‘'스쿨 러브 어페어(Skool Luv Affair)’로 이야기에 종지부를 찍었다. ‘꿈-행복-사랑’으로 이어지는 스토리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10대들이 느끼는 ‘자신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방탄소년단에게 각종 신인상을 안겨줬을 뿐만 아니라, 데뷔 8개월 만에 음악프로그램 1위 후보에 오르게 만들었다.

여기에 또 한 팀이 스토리텔링의 열풍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룹 백퍼센트는 ‘프랑켄슈타인’을 메인 콘셉트로 설정, 자신들이 직접 ‘괴물’로 분했다. 여기저기 몸을 기워 만든 괴물인 프랑켄슈타인.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슬픈 연심이 담겨 있다.

포효하는 듯 구겨진 얼굴에 광기 어린 오드아이는 기존의 백퍼센트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완전히 뒤엎는 비주얼을 선사했다. 또한 하나의 콘셉트에서 파생된 멤버 각자의 스토리는 이번 앨범 타이틀곡 ‘심장이 뛴다’ 무대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이렇듯 아이돌들의 무대는 단순한 춤과 노래만을 선보이는 것이 아닌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콘셉트, 비주얼, 안무 등 하나의 스토리 속에 펼쳐지는 촘촘한 구성은 하나의 무대만 보더라도 이들이 어떠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를 명확하게 제시해 준다. 이는 팬들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는 가장 빠른 길로 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구성을 위해서는 탄탄한 실력이 뒷받침 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뮤지컬을 보는 듯한 고난이도의 안무를 소화하려면 오랜 연습기간에서 우러나온 기본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노래만 듣는 시대는 이제 과거가 됐다. 이제는 무대를 통해 하나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이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4년 가요계에 불었던 걸그룹들의 ‘섹시’ 열풍을 보이그룹의 ‘스토리텔링’으로 잠재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정원 이슈팀기자 /chojw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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