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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 게이츠가 부럽거든…그의 머릿속으로 들어가라
블룸버그 선정 ‘세계 최고갑부’ 그가 읽은 책은
‘작년에 읽은 최고의 도서’ 7選
컨테이너 · 환경 등 폭넓은 관심사
소설보다는 안목 키우는 ‘논픽션’
“독서, 세상을 읽는 최고의 공부”


매년 경제연구소들이 선정해 발표하는 최고경영자(CEO) 추천도서 목록은 발표와 동시에 베스트셀러 순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만큼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기업의 경영과 관리를 총 지휘하는 최고경영자는 경영 일선 가장 높은 곳에 서서 부의 흐름을 거시적으로 지켜보기 때문에,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늘 세간의 관심사다. 이 때문에 부를 일구는 지혜와 혜안을 얻고자 하는 이들은 최고경영자들의 생각을 간접적으로나마 좇고자 추천도서를 펼쳐든다.

지난 1월 2일 미국의 금융정보ㆍ뉴스 제공업체 블룸버그가 발표한 ‘세계 100대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부호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였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BI)에 따르면 게이츠는 지난해에만 158억달러의 자산을 불려 총 785억달러(약 82조4643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빌 게이츠가 지난해 12월 12일 자신의 블로그(www.thegatesnotes.com)에 2013년에 읽은 추천도서 7권을 들고 포즈를 취한 사진을 올렸다. [사진제공=빌 게이츠 블로그]

이 세계 최대 부호는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게이츠는 과거에 “나는 평일에는 최소 한 시간, 주말에는 서너 시간의 독서를 한다”며 “이러한 독서가 나의 안목을 넓혀주고 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장편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즐겨 읽었던 게이츠는 심지어 약혼식 예복까지 주인공 ‘개츠비’처럼 입었고, 저택 또한 ‘개츠비’의 집처럼 지었을 정도다.

게이츠는 매년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자신의 블로그(http://www.thegatesnotes.com)에 감상평을 올려 세계적인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12월 12일(현지시간) 게이츠는 블로그에 ‘2013년에 읽은 최고의 책들(The Best Books I Read in 2013)’이란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7권의 책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소개된 책은 신간과 구간을 가리지 않았다. 특이한 점은 소설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게이츠는 “소설을 멀리하진 않지만,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 주로 논픽션을 읽는 편”이라며 “독서는 내게 있어 최고의 공부 방법”이라고 말했다.

게이츠가 소개한 책 7권 중 4권은 아직 국내에 번역ㆍ출간되지 않았다. 이들 4권의 제목은 원문 그대로 소개한다.

▶더 박스(The Box)/마크 레빈슨 지음, 김동미 옮김/21세기북스=이 책은 도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운송수단인 컨테이너 박스의 역사를 통해 세계경제학을 정리하고 있으며, 지난 2008년에 국내에 번역ㆍ출간됐다. 이 책은 컨테이너 박스의 탄생과 도입부터 부두 노동자들의 반발, 규격의 표준화, 시스템 안착, 베트남 전쟁을 계기로 한 비약적 발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추적한다. 저자는 컨테이너 박스를 세계 경제의 혁신자이자 세계화의 촉진제로 바라보며 그 중요성과 영향을 심도 있게 분석한다.

게이츠는 “컨테이너에 대한 책을 읽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 책을 통해 컨테이너 운송이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었다”며 “이 책을 계기로 나는 이전과 같은 시선으로 화물선을 바라보지 않는다”고 극찬했다.

▶역사를 만든 위대한 아이디어(The Most Powerful Idea in the World)/윌리엄 로젠 지음, 엄자현 옮김/21세기북스=이 책은 증기기관과 특허를 중심으로 인류의 삶을 바꾼 변화인 산업혁명에 대해 살펴보고 있으며, 지난 2011년 국내에 번역ㆍ출간됐다. 저자는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시작된 이유를 증기기관의 발명과 특허제도로 보고, 산업혁명의 중심에 있는 ‘로켓호’가 탄생하기까지의 수많은 기술 혁신과 사회적 변화를 예리하게 짚어내고 있다.

게이츠는 “저자는 발명 뒤에 숨겨진 역사적 맥락과 혁신 등을 설득력 있게 엮어서 보여준다”며 “지난 2009년 아들과 함께 영국 런던의 과학박물관을 방문한 이후 증기기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졌다”고 추천사를 남겼다.

▶Harvesting the Biosphere/바츨라프 스밀 지음=이 책은 캐나다 매니토바대학 환경지리학과 교수이자 캐나다 왕립과학아카데미 회원인 저자가 2012년에 내놓은 저서로 국내엔 아직 번역ㆍ출간되지 않았다. 저자는 에너지ㆍ환경ㆍ식량ㆍ인구ㆍ경제ㆍ역사ㆍ공공정책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연구와 강의를 펼쳐왔다. 이 책은 인간이 생물권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비판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게이츠는 “모르는 단어가 자주 나와 뜻을 알아내기 힘들었지만 인간과 지구의 관계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상당히 재미있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어제까지의 세계(The World Until Yesterday)/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김영사=세계적인 석학이자 베스트셀러 ‘총, 균, 쇠’의 저자인 제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문명대연구 3부작 완결편으로 지난해 국내에 번역ㆍ출간됐다. ‘총, 균, 쇠’에서 인류역사의 탄생과 진화를, ‘문명의 붕괴’에서는 문명의 위기와 종말을 이야기했던 저자는 이 책에선 세계의 희망과 생존의 해법을 찾아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저자는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찾아 우리 삶을 바꿔가는 방법에 대한 답을 전통사회에서 모색하고 성찰한다.

게이츠는 “저자는 사냥꾼과 채집꾼으로부터 현대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매력적인 사례를 발견해 독자에게 보여준다”고 추천사를 남겼다.

▶Poor Numbers/모튼 저벤 지음=경제학자인 모튼 저벤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학 교수가 지난해 내놓은 저서로 국내엔 아직 번역ㆍ출간되지 않았다. 이 책은 세계은행 등 국제 금융기관과 선진국 통계의 정확성에 의문을 표시하며 이 같은 통계가 개발도상국 시민의 복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다.

게이츠는 “저자는 4년 동안 아프리카 국가들이 직면한 국내총생산(GDP) 추정의 문제점을 분석했다”며 “저자는 우리가 정확하다고 여겨왔던 GDP 측정 방법이 실은 정확성으로부터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증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hy Does College Cost So Much?/로버트 아치볼드ㆍ데이비드 펠드만 지음=
이 책은 미국 윌리엄앤메리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로버트 아치볼드와 데이비드 펠드만이 지난 2010년 내놓은 저서로 국내엔 아직 번역ㆍ출간되지 않았다. 이 책은 미국의 노동시장이 높은 대학 등록금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게이츠는 “많지 않은 대졸자에게 일자리가 돌아가기 때문에, 사람들은 학위를 중요하다고 여겨 높은 교육비를 지불한다. 대졸자 수가 공급과잉 상태에 이르지 않는 한 학비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며 “물리학 수업을 굳이 먼 곳에 있는 대학에서 받을 필요가 없다. 원격교육은 교육의 비효율성을 줄이고 높은 학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The Bet/폴 세이빈 지음=이 책은 폴 세이빈(Paul Sabin) 예일대학 교수가 지난해 내놓은 저서로 국내엔 아직 번역ㆍ출간되지 않았다. 이 책은 지난 80년대 경제학자 고(故) 줄리언 사이먼(Julian Simon) 메릴랜드대학 교수와 생물학자 폴 에를리히(Paul Ehrlich) 스탠퍼드대학 교수가 벌인 ‘세계가 환경 재앙으로 종말로 치닫고 있는가’에 대한 토론의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게이츠는 “저자는 인간의 삶이 개선될 것인가 아니면 나빠질 것인가를 두고 1000달러짜리 내기를 걸지만, 희화화 없이 양 극단의 관점이 양 극단의 토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고 추천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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