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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회원권, 올해는 벙커 탈출할 수 있을까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가진 자들의 절규였다. 골프장 회원권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2013년은 잊고 싶은 해로 기억될 것이다. 가뜩이나 위축된 골프 시장에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 암울한 소식들은 이들을 불안과 한숨 속에 지내게 했다. 회원권 시장을 얼어붙게 한 가장 결정적인 뉴스는 골프클럽Q안성의 ‘17% 변제’ 판결이었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해 9월 골프클럽Q안성의 모기업인 태양시티건설의 회생계획안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기존 회원들에게 입회금의 17%만 돌려주라는 판결을 내렸다. 골프장 주인이 바뀔 때 회원 자격 승계의무를 명시한 ‘체육시설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배치되는 첫 판결이었다. 이를 신호탄으로 부정적인 시그널이 잇따르면서 회원권 시세 그래프는 곤두박질쳤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가 발표하는 ACEPI지수는 지난해 1월 748.9포인트에서 12월 714.2 포인트로 4.6% 하락했다. 회원권 평균가는 1억1172만원에서 1억174만원으로 998만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권 시장에도 봄은 올까=2008년 글로벌 금융시장에 핵폭풍을 몰고 왔던 리먼사태 이후 벌써 6년째 회원권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지난해는 그중에서도 사상 최악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선 그동안 필요 이상으로 부풀려졌던 거품이 꺼지고 체질이 개선되는 발전적인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때문에 2014년 시장은 향후 몇 년 간 회원권 시장의 전망을 가늠할 바로비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용권 에이스회원권 본부장은 “지난 수십 년간 한 번도 입회금 반환 고민 없이 살았던 골프장 사업주와 회원들이 이젠 채무-채권 관계로만 남았다”며 “하지만 회원권을 투자만이 아니라 이용가치 관점에서 보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지난해 무조건 투매 러시가 일어나지 않은 이유다”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본격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는 2014년 회원권 시장은 어떨까. 끝도 없이 빠져든 깊은 벙커에서 헤어나올 수 있을까. 이현균 에이스회원권 애널리스트는 “1,2월엔 연초 효과도 있고 부동산 흐름도 나쁘지 않아 회원권 시장도 매수세로 들어오는 경향이 있다”면서 “작년엔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되다 보니 안정적인 골프장 회원가도 덩달아 떨어졌다. 하지만 저평가된 종목들이 조금씩 상승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일단 3월 중순 이후를 지켜봐야 하지만 작년보다 낙폭을 줄이거나 매수세가 유입된다면 상승 쪽으로 기대봐도 좋을 것같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불황에도 끄떡없을 골프장 트렌드는=과거 접근성과 예약률이 회원권 구입의 첫번째 요건이었다면 지금은 골프장 재정의 건전성부터 살펴본다. 이현균 애널리스트는 ▷전통성 ▷안정성 ▷편의성 ▷접근성 ▷차별성의 5가지 트렌드를 갖추고 있는 골프장이라면 눈여겨봐도 좋다고 추천했다. ‘전통성’을 가진 올드 골프장들은 오랜 기간 회원들이 결속력을 다지면서 외부상황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한양CC다. 회원제 골프장의 효시격으로, 전통성면에서는 단연 0순위로 꼽힌다. 두번째는 운영사나 모기업의 재무적인 ‘안정성’이다. 가평베네스트, 안성베네스트 등은 운영사가 삼성에버랜드이며 블루헤런CC는 하이트진로홀딩스, 자유CC는 신세계그룹이 모기업으로 알려져 있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세번째는 운영방식과 서비스의 초점이 회원에게 맞춰져 있는가의 ‘편의성’ 문제다. 즉 회원 지상주의를 표방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회원위주의 철저한 운영으로 유명한 남부CC다. 신원, 경주신라도 회원들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운영에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고객서비스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입지적 조건의 ‘접근성’에선 곤지암권의 이스트밸리, 남촌, 중부와 ‘골프 8학군’으로 통칭되는 용인권의 신원, 화산, 강남권의 뉴서울, 88, 남서울, 기흥, 강북권의 서울한양, 뉴코리아, 서서울 등이 포함된다. 지방에서는 충청권의 우정힐스, 그랜드 영남권에서는 동래, 아시아드, 부산, 경주신라, 대구 등이 좋은 예라는 설명이다. 골프코스의 구성이나 조형, 조경 등으로 ‘차별성’을 꾀하는 골프장들도 회원들의 구미를 당긴다. 과거에는 일본식 정원형태의 조경을 토대로 인위적인 코스와 절제된 양식의 클럽하우스가 유행했었지만, 최근에는 제이드팰리스, 해슬리나인브릿지, 가평베네스트 등이 링크스코스와 자연친화적인 코스로 이슈화됐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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