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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 6030남녀 고품격 사랑이야기 ‘선생님의 가방’…담마빠다, 蘭學세계사
60대 신사와 30대 중반의 여성이 사랑을 나눈다면 ‘원조?’라면서 곱지 않게 보기 십상이지만, 가와카미 히로미 작 ‘선생님의 가방’을 읽고나면, 이렇게 아름다울수도 있음을 알게 된다.

법구경으로 불리는 담마빠다, 동양에서 더욱 발전한 난초학의 세계 등도 금주에 눈여겨 볼 신간이다.

▶선생님의 가방(전 2권)/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다니구치 지로 그림, 오주원 옮김/세미콜론= 30대 중반 여성과 60대 노신사의 연애를 로맨스로 아름답게만 바라보는 시선은 결코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로맨스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부도덕하다는 편견이 깃들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2001년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 수상작인 가와카미 히로미 작가의 원작을 요리만화 ‘고독한 미식가’의 작가 다니구치 지로가 그린 ‘선생님의 가방’은 아슬아슬하면서도 자칫 신파로 빠질 수 있는 이 로맨스를 담담하고도 품격 있게 펼쳐낸다. 이 작품의 또 다른 묘미는 끊임없이 등장하는 술과 안주다. ‘고독한 미식가’로 수많은 독자들의 침샘을 자극했던 다니구치 지로는 다시 한 번 자신의 특기를 발휘해 맛깔 나는 식탁을 차려 이야기에 흥취를 더한다.

담마빠다/일아 스님 옮김/불광출판사= 흔히 ‘법구경(法句經)’으로 불리는 ‘담마빠다’는 현존하는 불교의 가장 오래된 경전 중 하나다. 그러나 중국을 거쳐 우리에게 불교가 전래된 탓에 우리는 오랫동안 중국인들의 사유와 부처의 가르침이 뒤섞인 한역본 ‘법구경’을 접해왔다. ‘담마빠다’는 빠알리 경전 연구의 권위자인 일아 스님이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번역한 책이다. 이미 빠알리 원문을 번역한 책들이 몇 권 출간된 바 있지만, 이 책들은 불교를 깊게 공부하려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학술서의 성격을 갖고 있어 다소 어려운 편이다. ‘담마빠다’는 담백한 번역과 간결한 분량으로 불교를 잘 모르는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난학의 세계사/이종찬 지음/알마= 난학(蘭學)은 일본이 에도시대에 네덜란드로부터 받아들인 서양 학문으로, 근현대 일본의 이념적 토대로 작용했다. 그러나 난학에 대한 연구는 일본학이라는 지역학과 일본의 일방적인 서양 문물 수용이라는 서구중심주의적 시각이 주를 이뤘다. ‘난학의 세계사’는 그러한 지엽적이고 기계적인 해석으로는 난학의 본질을 제대로 꿰뚫어볼 수 없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일본-열대 동남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열대 무역과 열대 박물학의 산물임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고 설명한다. 이 같은 설명을 뒷받침 하고자 저자는 ‘난학사시’, ‘해체신서’ 등 난학의 고전들과 의학, 과학, 예술, 지리, 역사를 망라한 국내외의 다양한 연구 성과들을 섭렵해 보여준다. 이를 통해 저자는 전 지구적 네트워크 속에서 난학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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