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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학기 가장 하고 싶은 것이, 아싸(아웃사이더)?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인 김모(23) 씨는 지난해 내내 캠퍼스를 혼자 다녔다. 수업때 동기나 선후배들과 말을 나누지 않는 것은 물론 동아리 활동도 하지 않았다. 김 씨는 공강 시간에는 도서관에 갔고 점심시간에는 이른바 ‘혼밥’(혼자 먹는 밥)을 먹었다.

김 씨는 “1학년때는 동기, 선배들과 어울렸지만 학점이 잘 나오지 않아 2학년때부터는 ‘아싸(아웃사이더ㆍ외톨이)’가 됐다. 이제는 혼자인 게 익숙하다”고 말했다.

취업, 학점 등을 위해 주변과 관계를 끊는 자발적 아싸족(族)이 점점 늘고 있다. 건국대학교 학생 커뮤니티 ‘쿵’에서 진행 중인 “새학기 가장 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라는 질문(26일 오전 8시 현재 1568명 참여)에 ‘아싸’라는 대답이 455표(29.0%)에 달한다.

동아리 활동이 599표(38.2%)로 가장 많고, 씨씨(CCㆍ캠퍼스커플), 미팅, 소개팅, 학생회 활동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발적으로 아싸가 되겠다고 답한 학생이 10명 중 3명에 달하는 것이다. 설문에 참여한 학생들도 ‘아싸를 선택한 학생이 많아 놀랐다’, ‘아싸 천국’이라는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바늘구멍’ 같은 취업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학생들이 아싸를 자처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제영 이화여자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1,2학년 학부생의 경우 높은 학점, 좋은 학과를 위해 아싸를 선택하고, 3,4학년의 경우에는 취업 준비를 위해 아싸가 된다”며 “요즘 영어 인증점수 처럼 혼자 공부해야 하는 스펙 쌓기가 많은데, 기업들이 동아리 등 구직자의 사회적인 활동을 중심으로 평가를 하면 대학생의 생활패턴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학교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고 수업만 열심히 듣는 아싸족의 경우 고독감이 커져 대인기피,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 대학교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아싸로 인한 우울 증세를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다. 서울 모 대학교 게시판에 한 학생은 “아싸로 인한 대인기피증 우울증 때문에 너무 힘들다. 이것 때문에 일년 휴학했는데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다”며 힘든 심정을 토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 각 대학은 대학생활의 적응을 돕기 위한 심리상담소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이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그 효과는 미미하다.

mss@heraldcorp.com



▶새학기 가장 하고싶은건 무엇인가요? (총 1568표)

1. 사람들 만나러 동아리 활동 599표 (38.2%)

2. 편한게 최고 아싸 455표 (29.0%)

3. 뭐니뭐니 해도 커플은 씨씨(CCㆍ캠퍼스커플) 228표 (14.5%)

4. 혼자선 뻘줌해 미팅 80표 (5.1%)

5. 1대1이 좋지 소개팅 75표 (4.8%)

6. 학생회비 본전뽑자 학생회 활동 66표 (4.2%)

7. 죽돌이 죽순이 클럽가기 29 표 (1.8%)

8. 헌팅이 최고지 헌팅 17표 (1.1%)

*자료=건국대 학생 커뮤니티 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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