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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이나 ‘피의 목요일’…제2 오렌지혁명 종착역은?
휴전 합의 하룻만에 경찰 - 시위대 충돌
최대 100명 이상 사망자 발생

警 총기사용 허용 내전 우려 확산
야누코비치 대통령 “개헌 등 수용 용의”
서방 - 러시아 ‘파워게임’ 비화 설상가상


우크라이나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야권이 휴전에 합의한 지 하루만인 20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이 또다시 충돌하면서 최대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피의 목요일’을 보냈다.

국제 사회의 압력을 받고 있는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사태 해결을 위해 조기 대선 및 개헌까지 치를 수 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진압 경찰에 총기 사용을 허가해 내전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해법을 둘러싸고 미국ㆍ유럽연합(EU)과 러시아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야누코비치의 선택은?= 우크라이나가 출혈을 최소화하면서 자체적으로 사태를 해결하려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한 발짝 물러나는 게 최선이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ㆍ독일ㆍ폴란드 3국 외무장관과의 면담 자리에서 연내 조기 대선 및 총선, 연립내각 구성, 개헌 등의 요구를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러시아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으며, 가족들이 이미 우크라이나를 떠났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정보가 모두 사실로 드러나면 우크라이나의 정국 혼란은 야권의 주도 아래 조기에 수습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실 측은 아직 어떤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망명설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한 상황이다.

▶경찰 총기 사용…내전 번지나=우크라이나 정부가 시위 진압 경찰들에게 총기 사용을 공식 허용하면서 내전으로 비화될 것이란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비탈리 자하르첸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20일 경찰들에게 전투무기를 지급하고 이를 경찰법에 따라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경찰법상 경찰관은 시민 보호나 경호 시설물 방어를 위해 무기를 사용할 수 있어, 사실상 경찰을 공격하는 시위대를 향해선 총기 사용이 가능해졌다고 볼 수 있다.

총기로 무장한 일부 과격 시위대가 경찰에 대한 공격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까지 무기 사용을 공식 허가받음으로써 양측의 무력 충돌이 내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병력이 3000∼4000명에 불과한 특수진압부대 ‘베크루트’와 경찰 외에 군대를 투입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USA투데이는 “군대가 거리 시위대를 진압하라는 명령에 따를 지 확신할 수 없다”며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군병력을 동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점쳤다.

▶서방ㆍ러시아 ‘힘겨루기’=설상가상으로 우크라이나 유혈 사태가 서방과 러시아 간 ‘파워게임’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이날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시위 강경 진압에 격분했다면서 야누코비치 정권 주요 인사들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EU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외무장관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인사들의 EU 비자 발급 중단과 역내 계좌 동결 등의 제재 조치를 내놨다.

더 나아가 미국과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경제 원조를 통해 입김을 강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한 지원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도 사태 해결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야당 간의 중재를 위해 블라디미르 루킨 인권담당 특사를 키예프로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지난 2004년 부정선거에서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권력획득을 저지한 오렌지혁명이 문자메시지(SMS) 혁명이었다면, 2013~2014년 야누코비치 축출을 추구하는 ‘유로마이단(EuroMaidan. 친유럽 성향)’ 혁명은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혁명으로 불린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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