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0.1弗로 40% 인상 추진
의회예산국 “일자리 50만개 감소”


‘일자리냐 임금인상이냐’

미국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딜레마에 빠져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집권 민주당이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을 현행 7.25달러(7725원에서) 10.10달러(1만762원)로 40% 인상을 추진하는 가운데, 의회예산국(CBO)이 이 경우 일자리가 50만개 줄어든다는 분석을 내놔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 CBO에 따르면 민주당이 최저임금을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10.10달러까지 올리면 빈곤에서 벗어나는 미국인 수는 90만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일자리는 50만개가 줄어드는 역효과를 초래한다고 CBO는 분석했다. 일자리 손실 예상치는 대략적인 평균 값으로 최대 100만개 감소를 우려하는 전문가 의견도 있었다.

일자리가 50만개가 줄면 취업률은 0.3%포인트 내려간다.

CBO는 또 최저임금이 9달러로 인상되면 30만명이 빈곤층에서 벗어나는 한편 10만개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은 4인 가족 기준 연소득 2만4100달러 미만이면 빈곤층으로 분류하며 미국 빈곤층 인구는 현재 4500만명 수준이다.

만일 최저임금이 10.10달러로 높아지면, 현재 시급 7.25~10.10달러를 받는 1650만명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9달러로 인상 시 760만명이 수입 증대 효과를 누릴 것으로 분석됐다.

CBO는 또 최저임금 인상이 향후 몇년간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를 조금은 줄여주겠지만 그 이후에는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최저임금은 2009년 이후 5년째 제자리다.

오바마 정부는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공화당은 기업 비용 증가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맞서왔다.

백악관은 이번 CBO 보고서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주는 부정적 영향은 거의 또는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최저 임금 인상에 찬성하는 국민이 70~80%로 높게 나오고 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