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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치올림픽]김연아, 완벽한 그녀에게 없는 것 단 하나는?
전세계 피겨팬들의 숨이 잠시 멎는 순간, 이제 ‘김연아 타임’이다.

‘피겨여왕’ 김연아(24)가 마침내 선수로서 마지막 은반 위에 오른다. 김연아는 20일(한국시간) 오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리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나선다. 전체 30명 선수 가운데 17번째, 3조 5번째로 출전한다. 한국 시간으로 오전 2시24분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신예 율리야 리프니츠카야는 5조 첫번째, 일본의 간판 아사다 마오는 마지막 선수로 나선다.

지난 4년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까지의 15년 선수생활보다 더 길고 고된 인내의 시간이었다.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뤘다. 더이상의 목표도 동기도 없다. 자연스럽게 은퇴를 생각했다. 하지만 은퇴의 기로에서 그를 붙잡은 건 후배들을 위한 책임감이었다. 한국 피겨에 빛나는 유산을 남기기 위해 소치올림픽을 마지막 무대로 택했다. 김해진(17·과천고)과 박소연(17·신목고)이 그의 뒤를 따른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228.56점의 역대 여자 싱글 최고점 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가 2회 연속 우승에 성공하면 소냐 헤니(노르웨이)·카타리나 비트(동독) 이후 역대 세번째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피겨 레전드’가 된다.


▶김연아에게 없는 것 단 하나, 두려움=4년 전 올림픽과 크게 달라진 것이 있다. 바로 눈에 띄게 여유롭고 느긋해진 모습이다. 표정과 말투, 행동, 행보 모든 면에서 두려움이 없어졌다. 우선 4년 전 챔피언 때 걸었던 길을 과감히 포기했다. ‘파워의 쇼트프로그램’, ‘서정적인 프리스케이팅’의 정형화된 공식을 버렸다. 쇼트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를 통해 온 몸을 애절한 그리움으로 휘감았고 탱고곡 ‘아디오스 노니노’의 프리스케이팅에선 가슴 속에 있던 힘과 끼를 아낌없이 끄집어냈다. 의상에서도 ‘올림픽 컬러’ 블루를 과감히 포기했다. 오히려 기피 색상인 노란빛을 택했다. 러시아에 입성해서도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피겨 단체전을 통해 ‘핫아이콘’으로 급부상한 러시아 신동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심상찮은 러시아의 홈 텃세과 관중, 이로 인한 심판진의 변수,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경기장의 빙질 등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김연아는 “이런 관중, 저런 관중 다 겪어봤다. 밴쿠버 올림픽 때도 제 팬이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이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심판진에 대해서도 “경기의 한 부분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빙질도 생각보다 괜찮다”며 “결국은 ‘그날의 운’이다. 운에 맡기는 게 가장 마음 편하다”고 특유의 대범함을 보였다.

▶김연아가 갖고 있는 많은 무기들=여왕의 무기는 여전히 세계 최강이다. ‘명품 점프’와 풍부한 표현력은 경쟁자들이 흉내조차 내기 힘들다. 큰 무대일수록 담대해지는 ‘강심장’은 김연아의 전매특허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트리플러츠-트리플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로 시작한다. 기본점수 10.10점의 고난도 점프다. 부드러우면서도 힘과 스피드가 느껴진다. 점프의 높이는 60㎝, 비거리 7.6m에 달한다. 국제대회에서 선수들의 점프와 기술을 판정하는 이은희 국제빙상연맹(ISU)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는 “김연아의 점프는 월등히 높고 빠르다. 엣지도 완벽하다. 뛸 때마다 점프가 달라지는 다른 경쟁자들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소치 입성 후 가진 리허설에서도 거의 모든 점프를 깨끗하게 성공했다. 오른발 부상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많은 연습량을 소화했는지 짐작케 한다.

해외 언론과 팬들도 김연아의 연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미국 올림픽 주관방송사 NBC는 “올림픽 후반부 일정에서 김연아의 2연패가 가장 기대되는 장면”이라고 손꼽았다. 무결점 연기를 앞세운 ‘겨울왕국’ 여왕의 대관식, 이제 곧 막을 올린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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