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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움의 근원은 어디인가? 그들의 눈물과 땀, 환호와 탄식이다. 지구촌 최대 겨울 스포츠드라마가 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개막돼 24일까지 펼쳐진다.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하는 국제올림픽위윈회(IOC)총회 결선투표에서 평창에 눈물을 안겼던 바로 그곳이다.

87개국 3000여명의 선수들이 펼칠 드라마에 한겨울 지구촌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뜨겁고, 차갑게, 그대의 것(Hot, Cool, Yours)’이란 슬로건처럼 차갑고 뜨거운 드라마가 시작됐다.

▶환호, 박수를 준비하라=소치올림픽 한국 선수단은 71명.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가장 많다. 금메달 4개 이상을 따내, 3회 연속 종합순위 10위 이내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AP통신은 한국이 금메달 6개로 종합 7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AP통신뿐 아니라 전 세계 언론이 이구동성으로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는 선수가 있다. 작년 한 해 동안에만 세계기록을 4번이나 갈아치운 이상화다. 그에게 경쟁자는 ‘이상화’뿐이다. IOC가 홈페이지에 실었던 이상화 특집기사의 제목은 “이상화, 또 다른 금빛 순간을 바라보고 있다”다. 

11일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세계 신기록과 함께 올림픽 2연패를 달성, ‘금빛 순간’을 맞을 이상화의 모습에 벌써 가슴이 설렌다.

3관왕 후보도 있다. ‘차세대 쇼트트랙 여왕’ 17살의 심석희다. 외신들은 심석희가 1000m, 1500m, 3000m 계주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심석희는 “견제가 심하겠지만 견제를 당하더라도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히고 있다.

한국은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외에 메달을 딴 적은 없다. 여자 핸드볼 선수처럼 여자 컬링 대표팀이 소치에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게 된다면 이보다 극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아디오스(Adios), 눈물과 마지막 질주=그들의 마지막 무대도 시작된다. ‘피겨 퀸’ 김연아는 21일 새벽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에 맞춰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친다. 스페인말로 작별인사인 ‘아디오스’처럼 화려했던 은빛무대를 떠난다.1990년 동갑내기 아사다 마오와의 숙명적인 대결 역시 이번 무대가 끝이다. 김연아가 2연속 금메달을 따면 역대 3번째로 여자 싱글 2연패란 역사적인 기록을 세우게 된다.

선수단 기수는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맏형 이규혁. 그는 “대표선수 가운데에서 태극기를 드는 중요한 역할을 맡아 기쁘고 영광스럽다”는 소감을 말했다.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소치까지 6번째. 마지막 올림픽 질주다. 올림픽에서 유독 불운했던 이규혁이 메달을 목에 걸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림픽 6회 연속 출전이란 한국사상 첫 기록을 세운 것만으로 금메달 이상의 것을 이미 국민에게 안겨줬다.

한국 쇼트트랙의 영웅이었던 안현수는 ‘빅토르 안’이란 이름과 ‘RUSSIA’란 로고가 선명한 옷을 입고 1일 소치에 입성했다. 헬멧에는 ‘No pain No gain(고통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란 문구가 새겨져 있다. 파벌싸움에 러시아로 귀화했고, 절치부심 끝에 새로운 모국에 금메달을 안기려는 그의 마음 속 한편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을지 모른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기둥 노진규. 그는 지난달 14일 훈련 중 부상을 당했다. 게다가 치료과정에서 뼈암인 골육종까지 발견됐다. 4년을 준비한 올림픽, 소치를 밟아 보지 못한 노진규의 눈물은 아우들의 선전으로 조금이나마 보상받기를 기대해 본다.

‘소치드라마’의 결말이 무엇이든 4년 뒤 새로운 겨울 스포츠의 드라마는 대한민국 평창에서 펼쳐진다.

전창협 디지털콘텐츠 편집장/jlj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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