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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치올림픽]‘업그레이드 상화’ 4년 동안 무엇이 달라졌나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이상화(25ㆍ서울시청)는 고작 스물 한 살이었다. 또래들은 예쁜 옷을 입고 한창 데이트를 즐길 나이였지만 이상화는 ‘올림픽 2연패’라는 새로운 목표를 위해 4년 동안 자신을 더욱 담금질했다. 그 결과 이상화의 신체는 모든 체격적 열세를 극복할 정도로 진화했다.

▶ 힘의 원천 ‘하체’…꿀벅지에서 강철벅지로 = 이상화가 만들어낸 압도적 경기력의 비결은 바로 하체에 있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허벅지다. 허벅지 근육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폭발적인 힘을 만들어 낼 수 있는데, 이상화의 허벅지 둘레는 2010년 61㎝까지 커졌다가 지금은 체지방을 줄여 56㎝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상화는 작년 여름 내내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꿀벅지’를 ‘강철벅지’로 만들었다. 평지와 오르막길로 구성된 8㎞의 산악 사이클 코스를 매일 탔고, 170㎏의 역기를 들고 스쿼트 운동을 했다. 빙판을 미는 힘의 원천인 장딴지 둘레도 2년만에 37.4㎝에서 38㎝로 늘어났다.

‘허리-엉덩이-허벅지’에 이르는 하체의 파워존도 타 선수들에 비해 발달했다. 이상화의 ‘무산소성 파워’(산소 소모 없이 단시간에 발휘할 수 힘)은 평균 6.29(watt/kg)에 달한다. 국내 여자 100m 육상대표선수들이 평균 5.9(watt/kg)라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속도와 힘을 뽑아낼 수 있는 것이다.


▶ 타고난 멘탈과 근성…체격 열세를 극복하다 = 주변의 기대와 부담감을 이겨내고 다른 선수들의 견제에 흔들리지 않는 강한 ‘멘탈’도 이상화의 강점이다.

이상화는 “밴쿠버 금메달 이후 부상도 겹쳤고 1등을 하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그게 슬럼프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위해 평소 에세이를 많이 읽는다”고 밝혔다. 이러한 단련을 통해 시합 5분 전부터 경기에만 몰입할 수 있게 됐고 그의 집중력은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강인한 근성 역시 빼놓을 수 없다. 2년 넘게 식단조절을 하면서도 힘든 훈련 과정을 모두 소화해냈다. 4년 전 66.5㎏였던 체중도 62㎏까지 빠졌다. 체중 감량으로 운동 효율을 극대화시키면서 동양인으로서 불리한 신체 조건을 극복하는데 성공했다.

이상화의 키는 165㎝로 예니 볼프(독일ㆍ172㎝), 헤더 리처드슨(미국ㆍ178㎝), 왕베이싱(중국ㆍ174㎝)보다 작지만 공기 저항을 줄여 속도를 늘리는 방법으로 체격 열세를 오히려 장점으로 만들었다.

▶ 업그레이드된 스타트와 리듬감…기술적으로도 ‘완벽’ = 이상화는 기술적인 면에서도 경지에 다다랐다. 약점으로 꼽혔던 초반 스타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모태범(25ㆍ대한항공), 이규혁(36ㆍ서울시청) 등 남자 선수들과 같이 연습하며 기술을 연마했다.

가속도를 결정하는 스트로크(다리를 교차하는 수)도 많아졌다. 일반적으로 스피드스케이팅 주법은 양팔의 각도를 60도 정도로 하고 보폭을 넓히는 방식이지만 그는 쇼트트랙 기술을 응용해 더 많은 스트로크가 가능하도록 연마했다. 다른 선수들이 10번 교차할 때 이상화는 12번까지 교차가 가능하다.

낮은 자세로 계속 리듬감을 유지하는 주행 기술과 코너워크도 세계 정상권이라는 평가다. 스케이트를 옆으로 밀어내듯 차며 추진력을 얻는 ‘옆 방향 킥’도 지난 올림픽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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