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취득세 4배이상 더 내는데…실거주 오피스텔 ‘계륵’되나
8·28혜택 못보고 세제상 불이익
일부 투룸은 마이너스 분양가도


오피스텔 실제 거주 수요가 설 곳이 마땅찮다. 세금때문이다.

집값(1월 서울기준 4억4280만원ㆍ한국감정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이 싼(서울 기준 전용 48㎡투룸 평균 1억7500만원ㆍFR인베스트먼트) 투룸형 오피스텔 공급이 늘고 있지만, 실거주 목적으로 샀더라도 취득세율은 업무용과 같은 4.6%다. 작년 8.28대책으로 취득세 영구감면 혜택을 입은 일반주택(6억원 이하 주택은 1%)의 4배가 넘는다. 세액으로 따져도 서울 기준 오피스텔은 평균 805만원,주택은 442만원으로 갑절 가까이 차이난다.

오랜 공급과잉은 투자자들이 오피스텔을 기피하는 주된 이유지만, 관련업계는 실거주자를 겨냥한 투룸형 오피스텔의 미분양 비중이 상당한 것은 이같은 세제상 불이익이 일정부분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같은 ‘집’인데 훨씬 비싼 취득세=4월 결혼을 앞두고 최근 경기 김포의 82.5㎡(공급면적) 아파트를 2억2500만원에 산 직장인 신 모(33)씨는 취득세 차이 때문에 분당 소재 투룸형 오피스텔 구입을 포기했다. 그가 사려고 했던 비슷한 면적 오피스텔의 매맷값은 2억2600만원. 직장을 강남에 둔 신씨 부부에겐 분당에 거주하는 게 가장 적당했지만 취득세 감면을 못 받는 게 문제였다.

김포 아파트의 취득세는 247만 5000원이었지만 분당 오피스텔의 취득세는 1041만6000원으로 794만원을 더 내야했다. 주거용 오피스텔을 분양받아 취득세를 아끼려면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그러나 신 씨는 실거주를 계획했기 때문에 ‘사업자’ 자격을 얻지 못한다. 그는 “같은 ‘집’인데도 세금을 더 낸다면 오피스텔을 꺼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오피스텔 취득세는 주거용과 업무용 할것없이 모두 분양가 대비 4.6% 세율을 적용 받고 있다. 주택법상 ‘주택’에만 해당되는 취득세 감면 혜택은 없다. 지방세인 취득세는 국세인 양도소득세와 달리 건축물 대장 상의 용도(업무용 시설)로 부과기준을 정하기 때문이다. 양도세 부과기준은 등기부등본이다.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 밀집지

▶투룸도 ‘예상 외로’ 미분양…마이너스 분양가도 등장=최근 신씨같은 틈새수요를 겨냥한 투룸형 오피스텔은 희소성을 바탕으로 공급도 꾸준히 늘고 있다. 4일 FR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서울ㆍ수도권 오피스텔에서 투룸 비중은 1월 현재 18.9%로 작년 6월(14%)에 비해 4.9%포인트 높아졌다.

주요 오피스텔 28개단지(2만88실)에선 27.4%(5507실)를 차지한다.

그러나 일부 미분양인 투룸형도 있다. 관련업계에선 공급과잉과 수익률 하락으로 투자자들이 외면한 게 주된 이유지만, 실거주 수요가 주택보다 비싼 취득세때문에 주춤한 것도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 작년 11월부터 분양한 서울 송파구 A오피스텔(총 3456실)은 1차분양 2283실 중 투룸이 1706실이었지만 현재 미분양 상태다. 한 오피스텔 분양 관계자는 “이 단지 미분양의 80∼90%는 투룸형”이라고 귀띔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도 “이 단지는 작년 12월 기준 분양률이 10%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엔 48㎡ 투룸 매물이 분양가(2억8800만원)대비 300만원 가량 할인돼 나온 상태다.

이에 대해 A오피스텔 시행사 관계자는 “1차분양에서 남은 물량은 200실 정도로 성적은 양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차분양(1173실 가량) 일정, 분양물량 중 투룸 비중 등은 정해진 게 없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매입해서 입주한 오피스텔이 유일한 ‘집’임에도 취득세를 일반주택의 몇 배씩 내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최근 일부 투룸형이 미분양되는 현상도 이런 요인이 일정부분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현종 기자/factis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