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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치올림픽]‘뜨거운 트랙에서 차가운 트랙으로’ 로린 윌리엄스의 새 역사 도전
‘스피드광의 첫 겨울 질주.’

사상 최초로 동ㆍ하계 올림픽에서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거는 선수가 탄생할까. 오는 8일(한국시간) 개막되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여름과 겨울 올림픽에서 종목을 바꿔 잇따라 금메달을 따내는 만능 스포츠 스타가 나타날지에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인공은 미국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의 브레이크맨 로린 윌리엄스(31)다.

원래 단거리 육상 선수인 윌리엄스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여자 1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같은 종목 4위를 기록했다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여자 400m 계주 멤버로 나서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7년 대구국제육상대회에도 참가해 여자 100m 금메달을 획득, 국내팬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선수다.

윌리엄스는 올림픽 금메달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바로 겨울 스포츠인 봅슬레이로 종목을 바꾼 것. 출발할 때 순간적으로 가속도를 붙이는 힘과 속도가 중요한 봅슬레이에서는 육상, 역도, 핸드볼 등 다른 종목의 선수들이 푸시맨이나 브레이크맨으로 나서는 일이 종종 있다.

윌리엄스의 육상 대표팀 동료이자 여자 허들 인기 스타인 롤로 존스(32)의 권유가 있었다. 2012년 먼저 봅슬레이에 입문한 존스는 지난해 여름 윌리엄스를 육상 트랙이 아닌 ‘얼음 트랙’으로 데리고 왔다. 윌리엄스는 당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은퇴 기로에 서 있었다. 존스는 윌리엄스에게 “넌 할 수 있다. 충분히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며 윌리엄스를 설득했다.

윌리엄스는 “먼저 봅슬레이를 시작한 존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고 마음을 굳혔다. 처음 봅슬레이를 탔을 때는 너무 무서워서 골인 지점까지 쉴 새 없이 기도했다”고 웃으며 “하지만 지금은 내 집에 앉아 있는 것처럼 편안하다”고 했다.

자신의 장점을 살려 제동수로 나선 윌리엄스는 올해 1월 오스트리아 이글스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는 등 무서운 속도로 기량을 끌어올리며 자신을 봅슬레이로 이끈 존스와 함께 소치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윌리엄스가 만약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다면 무려 82년 만에 동·하계 대회에서 모두 시상대 정상에 선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그동안 동·하계를 오가며 올림픽 무대를 밟은 선수조차 많지 않지만, 이들 가운데 두 대회 모두에서 금메달을 따낸 선수는 에드워드 이건(미국) 한 명뿐이다. 1920년 앤트워프 올림픽에 복싱 대표로 출전해 라이트헤비급 금메달을 따낸 이건은 1932년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에서 봅슬레이 남자 4인승 대표로 출전해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따냈다. 이건은 그러나 연속 금메달의 대기록은 이뤄내지 못했다. 미국 언론으로부터 ‘스피드 중독자’라고 불리며 메달 기대를 모으고 있는 윌리엄스가 아무도 밟지 못한 동·하계올림픽 연속 금메달리스트의 위업을 달성할지 궁금하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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