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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치올림픽] ‘김연아를 넘어라’ 미ㆍ일ㆍ러, 자국 피겨퀸 ‘기 살리기’ 전쟁
‘김연아를 넘어라!’

여왕의 대관식을 막기 위한 경쟁자들의 역습이 뜨겁다. 미국과 일본, 러시아 등 전통의 피겨 강국들이 2014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금메달을 위해 자국 ‘피겨퀸’들 띄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국가가 노리는 것은 물론 ‘피겨여왕’ 김연아(24)의 올림픽 2연패 저지다.

가장 적극적으로 간판스타 기 살리기에 나선 쪽은 일본이다. 일본은 김연아의 오랜 맞수 아사다 마오(24)가 4년 전 밴쿠버에서 김연아에 밀려 은메달에 머문 한을 이번에 반드시 풀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니어 데뷔 때부터 모교인 나고야 주쿄대에 마련된 전용빙상장에서 훈련한 아사다는 이번 소치올림픽 기간에도 전용링크를 사용할 전망이다. 아사다는 오는 7~10일(이하 한국시간)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 출전한 후 개인전까지 남은 열흘 간을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의 링크에서 훈련할 계획이다. 국제빙상연맹(ISU)에 10여개 기업이 후원하는 등 세계 빙상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일본은 자국 피겨의 자존심 아사다의 명예회복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일본빙상연맹은 아울러 2년 전 어머니를 여읜 아사다가 친엄마처럼 따르는 코치를 소치에 함께 파견할 전망이다. 5일 스포츠닛폰에 따르면 아사다의 전담코치인 사토 노부오(72)의 아내 쿠미코(67)가 소치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쿠미코 코치는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아라카와 시즈카의 금메달을 이끈 코치다. 아사다는 쿠미코 코치가 좋아하는 흰색으로 스케이트화를 바꾸기도 하고 휴식 시간이면 늘 다정하게 앉아 웃음꽃을 피우는 등 둘은 친모녀처럼 각별한 사이다. 때문에 ‘강심장’ 김연아와 달리 큰 무대에서 지나치게 긴장하는 아사다의 심리적 안정에 쿠미코 큰 힘이 돼줄 것으로 일본 측은 기대하고 있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의 사라 휴즈 이후 12년 만에 여자 싱글 금메달 탈환을 노리는 미국은 그레이시 골드(19)를 간판 스타로 띄우고 있다. 골드는 최근 전미선수권대회에서 211.69점으로 우승, 미국 피겨의 기대주로 급부상한 신예다. AP통신은 5일 “현재 여자 피겨의 ‘빅 네임’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다. 하지만 ‘베스트 네임’은 미국 챔피언 그레이시 골드가 될 것이다”고 했다. 미국 뉴욕데일리도 “스키의 린지 본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골드가 미국 올림픽 대표팀의 얼굴이 됐다”며 “지금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가 유력한 우승 후보이지만 올림픽은 변수가 많다. 골드가 이들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의 ‘피겨 레전드’ 미셸 콴도 “골드는 기술적인 부분은 김연아와 비교할 만하다. 나는 골드가 올림픽 금메달에 다가가고 있음을 느낀다”고 극찬했다.

아직 올림픽 여자싱글에서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하지 못한 러시아는 16세 신예 율리아 리프니츠카야의 전폭 지원에 나섰다. 처음 개최하는 동계올림픽에서 새로운 여왕을 세우기 위해 피겨 신동들을 집중 육성한 러시아는 그 결과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17)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 등 차세대 피겨퀸들을 키워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자국 선수권 챔피언 소트니코바 대신 리프니츠카야를 에이스로 내세웠다. 리프니츠카야는 최근 끝난 유럽선수권대회서 209.72점으로 우승했다. 러시아 선수 중 최초로 200점을 돌파했으며 유럽선수권 우승은 2006년 이리나 슬러츠카야 이후 8년 만이다. 러시아는 단체전서도 리프니츠카야에게 쇼트와 프리를 모두 맡길 예정이다. 러시아 매체들은 “과거 올림픽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낸 타라 리핀스키나 옥사나 바이울을 기억하는가. 리프니츠카야가 소치에서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이다“고 기대했다.

한편 이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디펜딩챔피언 김연아는 조용히 마지막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태릉선수촌에서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흔들림없는 훈련을 하고 있는 김연아는 세부 연기를 다듬고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는 12일 결전지 소치로 향하는 김연아가 국가 차원의 막대한 지원과 홈 어드밴티지를 앞세운 이들의 역습을 물리치고 또 한 번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를지 기대된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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