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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치올림픽]반동성애법에 앰부시마케팅 기승…공식스폰서들 ‘올림픽 특수’ 비상
‘반동성애법에 울고, 앰부시마케팅에 울고.’

2014 소치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올림픽 파트너’로 불리는 공식 스폰서들이 이중고에 울고 있다. 개최국 러시아의 반동성애법으로 국제적인 비난을 받으며 인권단체와 소비자들이 올림픽 후원기업을 향해 거센 항의를 하고 있다. 여기에 올림픽 공식 스폰서가 아닌 기업들이 한층 영리하고 지능적인 앰부시(Ambushㆍ매복)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보여 자칫 수천억원을 들인 효과를 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CNN은 4일(한국시간) ‘올림픽 스폰서들, 과연 투자 가치가 있을까’ 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소치올림픽 공식 후원사들이 러시아의 반동성애법으로 인권단체들의 공격을 받으며 올림픽 마케팅에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올림픽 관련 독점 마케팅권을 갖고 있는 ‘올림픽 파트너(TOPㆍThe Olympic Partner)‘는 무선통신 분야의 삼성전자를 비롯해 코카콜라, 비자카드, 오메가, 맥도날드, 파나소닉, GE, P&G, 다우케미컬, 아토스 등 10개 기업이다. 각 기업들은 1억달러(약 1086억원) 안팎의 스폰서 비용을 지불하며 올림픽과 관련한 각종 마케팅으로 기업 이미지 제고와 매출 신장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하지만 대회 시작 전부터 반동성애법에 맞서는 세계 인권단체와 소비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들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코카콜라가 대표적으로 된서리를 맞은 케이스다. 코카콜라는 남아공에서 가상의 콜라 캔에 이름이나 문구를 넣는 온라인 이벤트를 했는데, ‘게이’(Gay)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앗! 당신이 그 단어를 쓰지 않은 것으로 하죠. 다른 이름을 써 보세요.’라는 알림이 뜨도록 해 논란이 일었다. 반면 이성애자를 뜻하는 단어인 ‘스트레이트(straight)’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코카콜라 측은 뒤늦게 “단순 기술상의 오류이며 우리는 글로벌 기업답게 다양성을 지지한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거센 비난을 받은 후였다. 코카콜라는 이를 의식한 듯 3일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에 게이 가족이 출연한 1분짜리 광고를 방송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대형 스포츠 경기 광고에 게이 가족이 등장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CNN은 “공식스폰서들이 막대한 투자에 대비해 얼마만큼의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이런 이슈들과 관련한 이미지 타격은 막상 올림픽이 시작하면 조금씩 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공식 스폰서들이 경계하는 또 하나의 장애물은 앰부시 마케팅이다. 올림픽 공식 후원업체가 아니어도 TV광고나 개별 선수 또는 팀을 후원함으로써 공식스폰서처럼 보이게 하는 마케팅 기법을 뜻한다. 올림픽 이슈를 다루는 인사이드더게임스는 최근 “비 후원업체들이 마케팅 레이스에서 공식 스폰서들을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언어 조사기관인 글로벌 랭귀지 모니터의 조사에 따르면 몇몇 비 후원업체 기업들의 브랜드지수가 공식 스폰서들을 능가하고 있다. 브랜드지수 톱5 가운데 삼성전자와 GE 만이 이름을 올렸을 뿐 필립스와 스타벅스, 듀퐁이 앰부시마케팅을 통해 상위권을 차지했다. IOC는 공식 후원업체의 권리 보호를 위해 2012 런던올림픽부터 앰부시마케팅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기상천외한 전술로 올림픽 특수를 노리는 비후원 기업과 공식스폰서 간의 마케팅전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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