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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현대차, 일본차 공세 막아낼 체력 길러야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매출 87조3076억원, 영업이익 8조3155억원의 경영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은 전년보다 3.4% 증가해 사상최대였으나 영업이익은 1.5% 감소해 3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시장의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엔저와 국내 공장 노조파업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그러나 2020년까지 ‘글로벌 톱3’ 비전을 향해가는 현대ㆍ기아차가 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 우선 수익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이 3년 만에 한 자릿수로(9.5%)로 떨어졌다. 팔기는 많이 팔았는데 정작 남는 게 줄었다. 도요타, 닛산 등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차들에 대응하려다 보니 덜 받고 팔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현대차 성장에 날개를 달아줬던 해외시장 환경이 그만큼 녹록지 않다는 의미다.

현대차가 2009년 이후 급성장한 것은 운도 많이 작용했다. 2008년 말 부터 4년간 이어진 엔화강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기 시작한 소형차 바람, GM 포드 등 미국차의 부진,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 부쩍 커진 중국시장 선점 등 우호적 해외 환경이 가져다 준 반사이익 효과가 컸다. 그러나 이제 좋은 시절은 다 갔다. 그 중 엔저를 장착한 일본차들이 날리는 펀치가 매섭다. 작년 한 해 동안 미국시장에서 도요타가 7.4%, 혼다 7.2%, 닛산 9.4%의 판매증가율을 올린 데 비해 현대ㆍ기아차는 역주행했다.

현대차가 엔저라는 강펀치를 견디고 카운터블로를 날리려면 군살을 없애고 강한 체력을 길러야 한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대중차 시장이 성장의 한계에 봉착한 만큼 수익성 높은 프리미엄차 비중을 높여 새 성장모멘텀을 찾아야 한다. 내수시장에서의 부진도 넘어야 할 산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64만698대를 팔아 판매대수가 1년 전보다 4% 감소했다. 반면 수입차 판매량은 20%나 늘었다. 수입차는 품질에 비해 가격이 낮아지는데 현대차는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며 비싼 값을 고수하고 있다는 소비자 불만을 새겨들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해외 경쟁 기업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노동생산성 개선이다. 도요타나 포드는 물론 현대차의 해외공장들과 비교해도 턱없이 낮은 생산성으로는 성장엔진을 돌릴 수 없다. 전기차 등 차세대 자동차 시장 선점을 위한 R&D 투자에도 앞서가야 함은 물론이다. 엔저ㆍ내수부진ㆍ낮은 노동생산성이라는 3각 파고를 어떻게 넘어서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의 진운도 달라진다. 더 분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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