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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君君臣臣父父子子
‘경력 2년차의 스물일곱 살 여성 직장인입니다. 작년 말에 신입이 한 명 들어왔는데 저하고 동갑입니다. 그런데 지난 연말 휴가 금지 중 제가 친구들과 여행을 가기 위해 연차를 쓰면서 회사에는 집에 큰일이 있다고 거짓말을 했는데 이걸 고자질하는 바람에 입장이 아주 난처했었고, 또 얼마 전에는 업무를 지시한 대로 안 해놓고는 부장님한테 바로 가서 결재 받고 온 뒤에 부장님이 칭찬하더라고 자랑합니다. 동갑이라고 맞먹으려 하는 이 오지랖 넓은 후배를 어떻게 하면 가르칠 수 있을까요?’

이분한테는 논어에 나오는 ‘君君臣臣父父子子’라는 경구를 들려주고 싶다. 제(齊) 나라 경공(景公)이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가 답한 말로서 번역하면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비는 아비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말이다. 오늘의 문제에 적용하면 이분 생각은 ‘후배가 후배답지 못하다’는 것인데, 필자가 보기에는 오히려 ‘선배가 선배답지 못한 면’이 더 강하다. 첫째, 거짓말해서 연차를 쓴 것이 그렇고, 둘째, 그걸 자랑이라고 후배한테 이야기한 것이 그렇고, 셋째 업무 지시를 엉성하게 한 것이 그렇다. 물론 고자질하고 선배를 건너뛰어 부장에게 바로 간 후배도 잘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차적으로는 선배가 먼저 선배다워야 한다. 그러려면 거짓말하지 말아야 하고, 후배 앞에 입이 무거워야 하며, 후배가 따를 수밖에 없도록 효율적으로 업무 지시를 해야 한다. 이러한 전제 없이 후배를 경력으로만 잡으려고 들면 앞으로 후배의 오지랖은 더욱 더 넓어질 것이다.


직장인들이여!! 선배라고 다 선배 대접 받는 게 아니다. 못난 후배를 탓하기 전에 과연 내가 못난 선배는 아닌지 먼저 돌아보는 것이 순서다.

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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