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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15] 소치올림픽, 테러 위협ㆍ반동성애법 비난ㆍ티켓판매 부진 ‘삼중고’
보름 앞으로 다가온 2014 소치올림픽이 ‘삼중고’에 울상을 짓고 있다. 갈수록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테러 위협에 반동성애법으로 인한 국제적 비난, 여기에 올림픽 경기 티켓 판매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끊이지 않는 테러 위협이다. 러시아는 2월 8일(이하 한국시간) 개막되는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이슬람 반군의 테러 위협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소치에서 크게 멀지 않은 러시아 남부 도시 볼고그라드에선 지난해 12월 말 기차 역사와 트롤리 버스 안에서 잇따라 자폭 테러가 발생해 34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부상한 바 있다.

지난 19일에는 볼고그라드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남부 다게스탄 지역 이슬람 반군 단체가 소치올림픽에 오는 선수와 관람객들을 겨냥해 테러를 감행하겠다는 경고성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파문이 일었다. 뒤이어 이슬람 반군 단체 소속의 여성 자폭 테러범인 소위 ‘검은 과부’(Black Widow)들이 벌써 소치에 잠입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경각심이 한층 고조됐다. 


최근엔 미국을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헝가리 등 일부 국가들이 “소치올림픽에 참가하면 테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협박 이메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소치올림픽조직위원회는 23일 성명을 내고 “일반인이 장난삼아 몇몇 국가 올림픽위원회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위협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관련 정보를 해당 국가와 해당국 안보팀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 21일 전화 통화를 통해 소치올림픽 안전 개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의 일부 국가대표들이 개막식에 불참할 뜻을 밝히거나 가족들에게 소치에 오지 말 것을 당부하는 등 각국 선수단의 불안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는 반동성애법으로 인한 인권 문제로 국제적 비난 여론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미성년자에게 동성애 선전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표하자 국제사회는 일제히 인권탄압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인권단체들은 소치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오바마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 등은 러시아의 인권문제를 이유로 소치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조직위는 티켓 판매 부진이라는 또 다른 고민까지 떠안았다. 블룸버그 등 미국 매체들은 23일 테러 위협 등으로 수십만장의 티켓이 아직도 팔리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전체 110만 장의 좌석 가운데 70%는 판매됐고 나머지 티켓도 개막 전까지는 다 팔릴 것으로 보인다. 빈 자리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테러 위협이 고조된 지난해 말부터 티켓 판매율이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거래 사이트엔 이미 구매한 티켓을 팔고 싶다는 희망자가 1주일전에 비해 50%나 증가했다. 2010 밴쿠버올림픽의 경우 154만 좌석분의 97%가 판매됐으며 개막 1년 전부터 주요 경기 입장권은 이미 매진됐다. 블룸버그는 “테러 위협으로 외국 관광객들의 발길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러시아 국민들도 월급의 절반 이상인 비싼 항공료를 내면서까지 올림픽을 보러가진 않을 것같다”고 전망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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