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CEO칼럼 - 이영규> 헝그리정신과 프로의식
1970년대, 가난한 대한민국에 희망을 안겨준 운동선수가 있다. 바로 ‘4전5기’ 신화를 창조한 권투선수 홍수환이다. 그는 1977년 WBA 주니어페더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11전 11KO의 전적으로 ‘지옥에서 온 악마’라 불리던 헥토르 카라스키야를 KO패시켰다. 이 경기에서 홍수환은 4번이나 다운됐지만 악착같이 다시 일어나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었고, 마침내 챔피언이 됐다. 그가 무릎 꿇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헝그리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헝그리 정신은 배고픔에 대한 자각과 새로움에 대한 지속적인 도전쯤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하지만 홍수환은 정상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챔피언 타이틀을 잃고 만다. 훗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는 “목적을 이룬 다음, 그것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깨달았다. 챔피언이었을 때 좀 더 노력과 집중을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이 많다”고 회상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흥망성쇠를 보더라도 이 배고픔의 기억과 새로움의 추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세계 최초로 디지털카메라 기술을 개발한 코닥은 기존 필름사업이 축소될 것을 우려해 디지털카메라를 상용화하지 않아 결국 쇠락의 길로 들어섰다. 세계시장 점유율 40%로 휴대폰시장을 호령했던 노키아도 결국 스마트폰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질 처지다.

세계 최초로 개인용 컴퓨터를 개발한 스티브 잡스도 독단적인 기업운영으로 한때 자신이 세운 회사로부터 해고되는 아픔을 겪었다. 훗날 위기에 빠진 애플을 구원하기 위해 경영에 복귀한 그는 아이팟과 아이폰으로 애플을 세계 최고의 회사로 성장시킨다. 그가 경영일선에 복귀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였던 바탕은 배고픔에 관한 옛 기억의 회복이다. 그의 말 ‘Stay hungry, Stay foolish(배고픔을 유지하라, 우직함을 유지하라)’는 헝그리 정신을 잘 표현해준 명언이 됐다.

웰크론그룹도 프로가 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섬유기업인 웰크론이 플랜트회사인 웰크론한텍과 웰크론강원을 인수했을 때 사람들은 의구심을 가졌다. 그러나 웰크론이 섬유사업만 고집해 사업영역을 확장하지 않고 방어경영만 했다면 지금의 웰크론그룹은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웰크론의 고흡수 소재는 웰크론헬스케어의 흡수체로 쓰이고 있고, 멤브레인 소재는 웰크론한텍의 담수플랜트나 폐수처리설비에 사용될 계획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웰크론은 나노섬유를 이용한 슈퍼섬유, 친환경섬유 등 첨단 소재를 개발하고 있고, 웰크론한텍과 웰크론강원은 에너지ㆍ발전플랜트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협업하고 있다.

2022년 매출 2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웰크론그룹 임직원들은 지금 헝그리 정신과 프로 의식으로 재무장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도 한국 월드컵 4강 이후 “I am still hungry”라는 말을 남겼다. 또 다른 목표를 향한 배고픔, 그 상태를 잊지 않는 것이 바로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가장 필요한 기업가정신이 아닐까 한다.

이영규 웰크론그룹 회장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