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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안중근기념관과 야스쿠니신사
일본이 ‘과거사 외교전’에서 연거푸 두 방을 크게 맞았다. 위안부 결의안이 채택된 워싱턴에서, 그리고 안중근의사기념관이 세워진 하얼빈에서. 그로기 상태인 아베 정부를 무릎 꿇릴 피니시블로 한 방이 뭐 없을까 생각하다 갑자기 야스쿠니 신사가 떠올랐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야스쿠니 방문 여부로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일본 측이 “굳이 그럴 필요까지야…” 하며 한발 빼 일단락되긴 했지만 “일본이 제안한다면…” 하고 화두를 꺼냈던 노 대통령의 호기가 일본을 몹시 당황케 했던 기억이 있다. 야스쿠니는 일본의 자랑이지만 치부이기도 한 때문이다.

당시 일본 관방장관이 아베 신조 현 총리다. 그때도 그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옹호하며 “신사 참배는 전몰자 추모를 위한 것이지, 군국주의 영광을 찬미하려는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사 내 유슈칸(遊就館)에서 틀어주는 다큐멘터리 한 편만 보면 금세 거짓임이 들통난다. “태평양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다. 미국의 음모다. (전쟁을 일으킨) 도조 히데키 전 총리에게 사형을 언도한 도쿄전범재판은 엉터리다.” 신사 안팎에도 대포와 가미카제 전투기 등 전쟁 미화 전시물이 빼곡하다. 문제는 태평양전쟁 참전국들조차 이런 진실 왜곡을 모른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 리더들에게 야스쿠니 방문을 주선해 보면 어떨까. 유슈칸을 보면 야스쿠니가 왜 침략주의 상징인지, 왜 일본의 우경화를 막아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정부가 나서기 거북하면 민간단체가 나서도 좋다. 일본 우경화의 정신적 발원지인 이곳을 알아야 일본의 야욕을 저지할 국제 공조가 가능하다. 좀처럼 역사의식 공유가 어려웠던 한ㆍ중이 힘을 모아 안중근기념관을 성사시킨 것처럼. 

조진래 논설위원/jj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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