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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아파트 월세 8년만에 첫 하락 이유는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이달 3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트리지움’ 아파트 계약면적 84.83㎡형(19층)은 보증금 3억원에 월세 95만원 조건으로 계약됐다. 그런데 같은 아파트가 지난달 19일에는 보증금 3억원 월 110만원(1층), 10월에는 3억원에 월 100만원(23층)에 각각 계약됐다.

서울 아파트 월세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서울 아파트 월세가 평균 0.76% 하락했다. 지난해 연간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은 2.87% 떨어졌다.

연간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이 하락한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최성헌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과 금융위기 직후 인 2009년에도 서울 월세는 상승세였지만 지난해 8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는 한국감정원 월세 동향 조사에도 드러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월세가격은 2.3% 하락했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수도권 전체 월세가격도 역시 9개월 연속 하락해 지난해 1.7%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11.58%나 뛰는 등 불안한 모습이었지만 월세 가격이 이렇게 하향곡선을 그리는 이유는 수급 불일치에 따른 것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매달 안정적인 임대료 수입을 원하는 집주인은 기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서 월세 공급이 꾸준히 늘어난 반면, 세입자는 대부분 전세를 선호해 월세 수요는 부족한 편”이라며 “전형적인 수급불일치에 따라 월세 하락세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월세 가격은 하락했지만 거래량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월세거래량은 3만4696건으로 2012년 2만7334건에 비해 7362건(26.9%) 늘어났다. 전세거래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전체 서울 아파트 임차거래량이 2013년 13만9522건으로 줄어든 것에 비하면 큰 폭이다.

최성헌 책임연구원은 “임대 시장이 현재 세입자보다는 집주인 우위 시장으로 집주인이 월세 공급을 늘리고 있어 상대적으로 월세 거래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세입자가 원하는 전세 물량은 계속 줄어들고 있어 당분간 전셋값은 뛰면서 전세 거래량은 떨어지고, 월세 공급은 늘어나지만 월셋값은 하락하면서 월세 거래량은 증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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