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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건강이 돈이다
‘건강한 몸은 정신의 사랑방이고, 병든 몸은 감옥’이라는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의 충고조차 잔소리로 들릴까 봐 건강 손익계산을 해봤다. 건강 유지를 위한 갖가지 실천을 하면 평생 최소 2억원을 아낄 수 있다.

한국인 생애 의료비는 남자 1억177만원, 여자 1억2332만원(2011년 기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다. 암에라도 걸리면 3년간 2000만~4000만원이 든다. 예방과 검진 목적 이외에 병원을 거의 가지 않으면 평생 6000만원 정도는 아낄 수 있다.

인디언의 전설 한 토막. 너무도 추한 얼굴을 가진 한 여인이 일생 한 번도 연애를 하지 못했다. 그녀는 죽기 전 “다음 생엔 모든 남자와 키스하고 싶다”고 했고, 여인이 묻힌 자리에 풀이 돋아났는데 그것이 바로 담배다. 그녀의 영혼은 수백년이 지난 지금도 행복하다. 한국의 15세 이상 남성 흡연율(OECD)은 41.5%다. 하루 반 갑 이상 피우는 흡연자가 55%이므로, 애연가들은 연간 200갑가량을 피운다. 한 갑에 2500원씩, 생애 50년간 담뱃값으로만 2500만원이 든다.

한국인 1인당 연간 알콜 소비량은 8.9ℓ라고 최근 정부가 발표했다. 소주 형태로 그 알코올을 희석하면 360㎖들이 123.6병이고, 맥주로 환산하면 500㎖짜리 캔 356개다. 음식점에서 한 병에 3000원인 소주만 마시면 1년에 37만원, 50년 동안 1850만원, 4000원짜리 맥주는 1년에 142만원, 50년간 7100만원어치를 마신다는 계산이 나온다. ‘소맥’을 3 대 7 비율로 섞어 50년을 마시면 5530만원이 된다. 결코 술만 마시지 않는다. 안주는 보통 술값의 배가량 된다. 안주 값과 합치면 ‘소맥 50년 인생’을 기준으로 술자리를 갖는 데에 1억5000만원이 드는 것이다.

육류의 과다 섭취도 건강을 해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2년 국내 육류 소비량은 217만7900t. 국민 1인당 한 해 43㎏를 먹는 셈인데, 육종 구분없이 100g당 평균가를 3000원으로 치면 마트에서 사서 집에서 먹을 때 80년간 9000만원, 음식점에서 먹으면 2억원가량 된다. 육류를 절반만 줄이고 이를 채식 등으로 대체하면 생애 5000만원 이상 줄일 수 있다.

병원비에서 5000여만원, 음주ㆍ흡연 절제로 1억원, 육류 섭취의 조절로 5000여만원 등 최소한 2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 한 달에 80만원을 저축하는 중견 샐러리맨이 20년간 무탈하게 모아야 만들어질 돈이다. 하루 3만원씩 더 버는 셈이다. 30분가량 걸어서 집에 가는 동안 발차기와 스트레칭을 겸한다면 귀갓길에 가볍게 한 끼 식비를 번다.

재(財)테크, 시(時)테크만 돈 버는 게 아니다. 헬스테크(health technology)는 가장 많은 이익을 가져다준다. 이선미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연구팀은 지난 7일 건강을 잃으면 미래 소득 손실액이 전체 건강 손실액의 67%나 된다고 했다. 앞서 산정한 2억원 외에 건강한 경제활동을 통해 3억원을 더 벌 수 있다는 계산이다.

철학자 랠프 월도 에머슨이 추천한 음악의 신 뮤즈(Muse)와의 만남, 문화ㆍ예술 감상 등 감정정화 기재는 헬스테크의 펀더멘털이 될 것이다. ‘돈 많은데 헬스테크 필요 없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단순한 ‘living longer’가 아닌, 청년백세로 사는 ‘living better’를 위해서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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