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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지성 돌아올까?’ 홍명보의 5번째 월드컵 도전
월드컵 축구의 해가 밝았다는 건, 과묵한 그의 입에서 돌발 발언이 나온 걸로 실감할 수 있다. 2년 전 런던올림픽 직전에도 그랬다. 병역기피 논란으로 지탄을 받던 박주영을 데리고 기자회견장에 나와 “박주영이 군대 안가면 내가 대신 가겠다”는 충격 발언을 했다. 그는 이 한마디로 흔들리고 시끄럽던 대표팀 안팎을 순식간에 제압했다. 그렇게 해서 맺은 열매는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이었다.

홍명보(45) 한국 축구 대표팀이 다시 또 회심의 ‘한 수’를 꺼내들었다. 홍명보 감독은 8일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의 ‘마지막 퍼즐’로 박지성(33·에인트호벤)을 언급했다. “박지성을 직접 만나 보겠다”고 했다. 박지성은 2011년 은퇴 이후 여러차례 대표팀 복귀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홍명보 감독을 포함해 누가 얘기하더라도 내 대답은 똑같을 것”이라고 했다. 홍 감독은 선수 시절 박지성과 2002 한일월드컵 4강을 합작하고 2006 독일월드컵서는 코치와 선수로 호흡을 맞췄다. 누구보다 박지성의 뜻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박지성 카드를 꺼냈다. 그냥 흘린 얘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홍 감독은 “(대표팀 복귀) 권유는 아니다. 직접 얼굴을 맞대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들어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홍 감독은 뚜렷한 목적없이 말을 꺼낼 사람은 아니다”고 했다. 박지성과 브라질에 함께 가고 싶다는 속내다. 


선수와 코치로 4차례 월드컵을 밟은 홍명보 감독이 이제 5번째 본선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7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6개월간 ‘홍명보호’의 색깔을 확실하게 입혔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기성용의 SNS 논란을 수습해야 했고 첫 시험대인 동아시안컵서는 2무1패의 부진한 성적에 공격력 난조까지 겹쳤다. 그러나 9월 아이티전(4-1 승)서 소나기골이 쏟아지면서 득점과 승리에 대한 갈증을 시원하게 풀었다. 밑바탕엔 두터운 수비와 강한 압박, 그리고 빠른 역습으로 요약되는 홍명보호 색깔이 있었다. 어수선했던 대표팀 분위기가 조금씩 정리되고 감독을 중심으로 ‘원 팀’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홍 감독의 흔들림없는 행보에 신뢰가 쌓이기 시작했다. 이제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은 5개월 남짓. 오는 13일 브라질로 출국해 3주간 전지훈련과 평가전을 치르며 사상 첫 원정 8강을 향한 본격 담금질에 돌입한다. 응답하라, 2002. 홍명보 감독이 12년 전의 그 황홀했던 추억을 재현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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