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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 소외된 90%를 위한 비즈니스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빨대 형태의 휴대용 정수기 라이프 스트로(Life Straw)와 굴려서 이동 가능한 물통 ‘큐드럼(Q Drum)’은 아프리카 등 문명의 이기로부터 소외된 지역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이러한 물건의 근간이 되는 기술을 적정기술이라고 부른다. 적정기술은 그 기술을 사용하는 공동체의 정치ㆍ문화ㆍ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해당 지역에서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기술이다. 이러한 ‘적정기술’은 세계 빈곤 퇴치 운동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 폴 폴락(Paul Palak)은 적정기술과 적정기술의 비즈니스를 전 세계에 전파하며 세계적인 빈곤 퇴치 운동을 벌여왔다. 그러나 그는 재정 전문가 맬 워윅과 함께 집필한 ‘소외된 90%를 위한 비즈니스(더퀘스트)’를 통해 “적정기술운동은 실패했다”고 선언해 눈길을 끈다.

저자들은 정부와 NGO가 주도하는 빈곤 퇴치 운동의 한계를 지적하며 민간부문의 힘을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막대한 해외개발지원금이 실제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으며, 방글라데시에서 빈민층 대상 무담보 소액대출 열풍을 일으킨 그라민 은행도 실상을 들여다보면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빈곤층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면 기존의 지식과 선입견을 모두 버리고 ‘제로베이스’ 상태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야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저자들은 기업에게도 ‘소외된 90%를 위한 비즈니스’는 절박한 과제임을 강조하며, 부유한 10%의 고객을 위한 비즈니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소외된 90%에 눈을 돌리지 않는다면 기업도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는 저자들의 주장은 빈곤 문제와 비즈니스의 성공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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