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도대체 ‘백양로 프로젝트’ 가 뭐길래…
이한열 열사 동산 파헤쳐지고…노수석 열사 추모비 사라지고…
연세대 민주열사 추모설치물
아무런 통보없이 공사중 철거
추모사업회 “법적 대응도 고려”




연세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A 씨는 지난 주말 학교를 찾았다가 연세대 민주화의 상징과도 같았던 이한열 동산이 백양로 공사로 파헤쳐져 있어 깜짝 놀랐다. 이한열 열사의 모친이 심은 식수와 인근 노수석 열사 추모비도 사라진 상태였다. 이 학생은 “수업환경에 대한 투자는 없고, 정체 모를 공사 때문에 추모공간을 훼손했다”며 “이런 공사에 등록금이 사용된다니 등록을 하기 싫은 심정”이라며 망연자실했다.

연세대가 진행 중인 ‘백양로 프로젝트’ 공사 진행 과정에서 학교 출신 민주 열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조성한 추모설치물이 훼손돼 관련 단체의 항의가 거세다.

장정규 노수석 열사 추모사업회 회장은 7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회원들이 사비로 설립한 추모비가 아무런 통보도 없이 철거됐다”며 “학교 측이 오는 3월 있을 노수석 추모식까지 원상복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해당 단체는 이날 오전 백양로사업단 사무실을 항의방문해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장 회장은 또 “추모비는 민주화 열사의 묘비와도 같은데, 학교는 이를 마치 전봇대처럼 취급했다”며 “최악의 경우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루 전인 6일에는 이한열기념사업회가 “이한열 동산이 통보도 없이 훼손됐다”며 학교 측에 항의했다. 

최근 백양로 프로젝트로 학내외 공사를 진행 중인 연세대가 이한열, 노수석 열사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설치물들을 해당 추모사업회에 통보하지 않고 훼손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공사 중인 이한열동산. [사진제공=노수석기념사업회]

연세대 백양로사업단은 지난 5일 이한열동산의 공사를 시작했다. 학교 측은 “이미 6개월 전부터 공사가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통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해당 추모비는 야구장 인근으로 이전됐으며 공사 후 다시 원상태 그대로 복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양 사업회 측은 “추모비는 고인의 묘비와도 같은데 이를 파헤치면서 설치자에게 통보 한마디 하지 않은 것은 백양로사업단의 상식을 의심할 만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한열 열사의 모친과 학생들이 지난 1992년 직접 심은 기념 식수는 공사가 시작된 이후 6일 오후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다. 백양로사업단 측은 “항의 이후 식수를 찾아서 이식했다”고 말했지만 양 사업회는 “오는 3월과 6월에 있을 노수석, 이한열 열사 추모식에 추모행사를 할 수 있도록 원상복구하라”고 주장했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