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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는 고려 말 위기를 극복하고 조선을 설계했으나 큰 뜻을 펼쳐보기도 전에 이방원의 칼날에 죽음을 맞이한 비운의 혁명가다. 그러나 저자는 정도전을 조선의 설계자라는 단순한 설명만으로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즉 고려 말과 조선 초의 시대적 상황과 정도전을 세상으로 이끌어낸 원동력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가 이성계를 만나 조선이라는 새로운 국가를 세우려 한 이유와 그의 이상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정도전은 고려 말의 혼란을 불러온 가장 큰 원인을 토지제도로 보았고, 그 폐해를 없애는 것을 새 왕조의 개창 명분으로 삼았다. 특권층의 땅을 몰수해 백성에게 나눠주는 과전법은 조선 왕조 개창의 정당성을 설파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밑바탕에는 성리학이 존재했다. 한 사회가 내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체제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저자의 지적은 적지 않은 생각의 여지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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