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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유엔미래보고서 2040> “미래는 미래를 먼저 읽는 자의 것”
[헤럴드경제 정진영 기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열대우림인 아프리카 콩고 정글의 3분의 2가 소멸하는 등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진다. 대체에너지로서 핵융합에너지가 완성된다. 인도가 중국을 넘어서서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선다. 생체시료시스템과 유전체정보시스템의 등장이 의료계에 혁명을 가져온다. 뇌공학의 발달로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된다. 신소재 탄소나노튜브가 대량생산돼 건축과 재료공학이 큰 변화를 맞는다.

2014년 벽두부터 이 같은 천지개벽이 벌어질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연초에 점집 앞이 문전성시를 이루듯, 실현 가능성과 상관없이 미래에 대한 예측은 언제나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같은 심리를 반영하듯 신년 서점가에선 미래를 예측하고 분석한 책들이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중 ‘유엔미래보고서’는 매년 꾸준히 발간되며 신뢰성을 가진 장기 전망을 소개해 국내외 독자의 신년 필독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엔미래보고서 2040’은 지금으로선 상상 속에서만 가능하지만 실현될 가능성이 큰 미래 전망을 간추린 보고서다. 레이 커즈와일, 토머스 프레이 등 대표적 미래학자와 밀레니엄 프로젝트, 퓨처리스트, 미 국가정보위원회, 매킨지 등의 견해를 바탕으로 전망을 정리했다.

이 보고서는 올해부터 처음으로 미래 예측 연대표를 선보인다. 미래 예측 연대표는 각종 연구소와 학자가 내놓은 미래 예측을 2014년부터 2060년까지 연도별로 모아서 정리해 서서히 순차적으로 변해가는 미래를 보여줌으로써 미래의 흐름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번 보고서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다. 그 중 핵심은 ‘국제경찰’로 활동해온 미국의 영향력 상실과 세계 권력이동이다. 미국은 20세기 세계의 리더로 국제질서의 수호자 역할을 자처해왔지만, 2008년 경제위기로 시작된 경기침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자 내부에 집중하고 있다. 그 사이 유럽연합(EU)과 중국 등이 세력을 확장해 미국의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 보고서는 향후 10~30년간 세계 권력의 이동을 살피며 미국의 영향력 상실로 세계는 당분간 혼란에 빠지지만 2030년 이후 새로운 질서가 잡힐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처럼 한 국가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신 유엔이나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연합체 또는 일부 국가가 함께 그 역할을 수행하는 다자지배구조가 될 것이 유력하다고 미래를 전망한다.

이 보고서에서 한국 독자의 관심을 끄는 부분은 신기술 개발로 변화하는 세계 산업 가운데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를 중점으로 다루는 ‘한국에서 추락하는 산업 7가지’ 장이다. 이 장에선 탄소 신소재인 탄소나노튜브ㆍ그래핀ㆍ카르빈이 대두되면서 사라질 철강산업, 무인자동차와 전기자동차의 개발로 사라질 기존의 자동차산업, 스마트그리드와 대체에너지 개발로 인한 대형전력공급업체의 추락 등 우리나라가 반드시 대안을 준비해야 할 미래를 우리나라의 시선에서 살펴보고 있다.

미래의 첨단기술을 SF영화와 비교해 이해를 돕는 ‘현실이 되는 SF영화’ 장 또한 읽을거리다. 이 장에선 ‘터미네이터2’에 등장하는 액체 금속과 스페인에서 개발된 자가 치유 폴리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점점 젊어지는 주인공과 안티에이징(노화방지) 물질, ‘토탈리콜’의 기억조작과 실제 기억조작 실험 결과 등을 비교해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미래는 결코 우리의 생각대로 변화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신기술과 미래의 예측을 민감하게 살펴보고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미래에 대한 예측과 대비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중요한 조건일 것이다. 전문가들의 가능성 있는 분석을 담아낸 ‘유엔미래보고서 2040’은 한 발 먼저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참고서로 적지 않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과 회원국 그리고 전 세계인의 미래에 대한 값지고 귀중한 통찰”이라는 표현으로 이 보고서에 대한 추천사를 남겼다.

유엔미래보고서 2040/박영숙ㆍ제롬 글렌ㆍ테드 고든ㆍ엘리자베스 플로레스큐 지음/교보문고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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