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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2014년, 품위정치 원년으로 삼자
새해가 밝았다. 60년에 한 번 돌아온다는 청마의 해다. 그 기운 받아 올해가 ‘품위정치의 원년’이 되었으면 한다. 새해의 여러 소망 가운데 품위정치를 맨 앞으로 내세운 것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인들이 내뱉는 막말에 대한 염증 때문이다.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말은 거르고 또 걸러야 한다. 세치의 혀가 상대방을 죽이고, 그게 자신도 죽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특히 인기와 영웅주의에 영합해 쏟아내는 정치인의 막말 향연은 이제 근절돼야 한다.

지난해 막말은 박근혜 대통령과 고(故) 박정희 대통령을 타깃으로 한 게 많았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을 ‘귀태’로, 박 대통령을 그 후예로 표현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쯤이면 막말이 아니라 저주다. 같은 당 김경협 의원은 진주의료원 폐업을 ‘유태인 학살’에 비유했다.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 자신이 암살당하는 비극적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라고 말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누구나 잘 알 것이다. 정말 무서운 말이다.

막말 행진은 1년 내내 계속됐다. 통진당 이정희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을 ‘다카키 마사오’, 박 대통령은 ‘박근혜 씨’라고 대놓고 불러 인터넷을 달궜다. 민주당 임수경 의원은 탈북자를 ‘변절자’라고 해 구설수에 올랐다. 방송인 변은서는 박 대통령에게 “철도를 그렇게 팔고 싶으면 몸이나 팔아”라고 했다.

새누리당도 예외는 아니다. 조명철 의원은 8월 “광주의 경찰입니까?”라는 말로 지역감정을 부추겼다. 이노근 의원은 국감에서 “장관한테 질문할 거예요… 아니 그럼 안 들을 겁니까? 귀 막고 있어요!”라는 질문 같지 않은 질문을 했다. 박대출 의원은 민주당 진성준 의원에게 “종북하지 말고 월북하지”라고 했다가 사과했다. 윤상현 수석부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누나’라고 부른다는 비난이 일자 한선교 의원이 그렇게 부른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대통령을 누나라고 부르다니, 황당할 뿐이다.

여의도에는 ‘막말계보’가 있다고 한다. 지난 일이지만 의원들 입에서 ‘노가리’ ‘거시기 달 자격이 없는 놈’ ‘홍어 X’라는 말까지 나왔었다. 지난해만 막말로 13명이 국회 윤리위에 회부됐는데 결과는 솜방망이 처벌이다. 이제 달라져야 한다. 마침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이 회의 중 고성을 내지르거나 반말, 비속어를 쓸 때 징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안을 지난달 국회에 제출했다. 법이 아니더라도 2014년은 ‘품위정치’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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