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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포장 음식 가격의 비밀
서울 모래내 A 음식점에 가서 뼈다귀해장국을 주문하면 반찬 두 개와 싱싱한 고추, 양파 및 양념, 공기밥을 차려주고 6000원을 받는다. 홍제동의 B 음식점에 가서 순대국을 주문하면 역시 비슷한 차림으로 음식을 제공하고 잔반과 그릇을 청소한 뒤 6000원을 받는다.

포장해 갈 땐 달라진다. A 음식점은 공기밥 빼고 깍두기와 끓이지 않은 해장국을 비닐에 담아 똑같은 6000원인데, 공기밥을 뺐으니 7000원을 받는 셈이다.

이에 비해 B 음식점은 공기밥 없이, 다대기(다진 양념)와 새우젓, 끓이지 않은 순대국을 비닐봉지에 담아 4인분에 8000원을 받는다. 1인분에 2000원, 공기밥 안 주니까 3000원이다.

둘 다 돼지로 먹고사는 집인데, 참 다르다. 해장국, 순대국, 우거지탕의 대량생산 냉동품은 대체로 1700~2500원이다. 공기밥이 없으니 2700~3500원인 셈이다.


피자집에 가서 먹으면 콜라와 피클을 합쳐 한 판에 2만~3만원을 받지만, 포장 땐 30%를 할인해준다. 중국음식을 시키면, 배달 오토바이 기름값이 더 들지만 가서 먹을 때와 똑같은 차림상으로 같은 음식값을 받는다.

보통 음식값은 재료비 25~30%, 인건비 30%, 가스ㆍ수도ㆍ전기ㆍ임차료 등 경비 20~25%, 수익 20%로 구성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음식 속에는 인건비와 경비가 절반 가량 포함돼 있는 것이다. 트위터리안 ‘억삼…’은 “밑반찬, 공기밥도 안 주고 서빙비도 안 드는데 가격은 똑같다”고 꼬집었다. A 음식점 측에 “포장이니 많이 달라” 했더니, “포장비가 들고 식당들 먹고살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어쨌든, ‘공정거래’라는 말을 들먹이고 따지기 전에 상식적으로 ‘제값’ 만큼 줬으면 좋겠다.

함영훈 미래사업본부장/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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