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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 ‘영등포 교도소 땅에 대형쇼핑몰 조성’ 기사 보도 그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지난 11월 28일 영등포교도소 땅에 대형 쇼핑센터를 조성한다는 기사가 나가자 역시나 기사에 다양한 댓글이 달렸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에 달린 댓글들은 일반적인 댓글들과는 좀 달랐습니다. 대형쇼핑센터를 건설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날선 비판을 하면서도 건설적인 대안을 내놓고 있었습니다.

간혹 비문이 있더라도 댓글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교통대책은 있을까? 지금도 답없는 곳인데 야구장에 쇼핑몰까지... 도시계획 하는 담당자는 무슨생각인걸까?(cider님)”

“가뜩이나 막히는 도로에 무슨 쇼핑 센터여 ~ 현재 짖고있는 돔구장 그것만 완성되도 지옥일텐데 ~(후디님) 그쪽으로 도로나 내고 공원이나 만들자 ~(후디님)”

“아 제발 이제는 판매업소 그만 만들자~ 그 자리에 좋은 아파트나 멋잇는 공원을 조성하자! 대형판매업소,쇼핑센타,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중형마트 등 너무 과잉이잖아... 인허가 해주는 시청, 구청... 제발이지 이런 구상은 이제 그만하자.(창공님)”

“흠... 근거리에... 영등포 타임스퀘어도 있고~ 여의도 IFC몰도 있고..신도림에도..디큐브 있고~~~ 근교 백화점은 총 3개나 있는데;; 과연 필요할까?! 동반 몰락 아닐지;;;; 거기에.. 가뜩이나 동양공전 주변에...지금 돔구장 지어서 지금도 서부간선땜에 교통 별론데... 돔구장 지으면 완전 ...최악될게 뻔하고~~ 쇼핑몰까지 생기면 ㄷㄷ 정부에서 모조리 사서 공원좀 지어주지;;;(가리워진길님)” 


위 4개의 댓글을 읽어보면 모두 이 일대가 고질적인 교통난에 시달리고 있고, 대형쇼핑몰이 이미 다수 들어서 있으며, 앞으로 고척돔야구장까지 개장할 예정이어서 교통난이 더욱 극심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일대에 공원이 들어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도를 들여다보면 여의도IFC몰, 영등포 타임스퀘어, 신도림 디큐브시티 등의 대형 쇼핑몰이 가까이 분포해 있습니다. 또 영등포역에는 롯데백화점, 타임스퀘어에는 신세계백화점,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목동 현대백화점도 있네요.

게다가 신도림에서 더 내려오면 롯데마트가 보이고요. 거기서 안양천만 건너면 현재 신축중인 고척동 돔야구장이 있습니다. 여기서 2~3블록 거리가 바로 앞서 언급된 옛 영등포 교도소 땅입니다. 정말 대형쇼핑몰과 대형백화점, 돔야구장이 계속 이어집니다. 네티즌들이 교통문제와 쇼핑몰 과밀 문제를 우려할 만합니다.

그럼 지난 11월27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이 안건을 통과시킨 서울시의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 문제가 우려돼 이번에 통과된 안건에는 교통개선대책이 포함됐다”고 합니다.

그 교통개선대책의 주 내용에 대해 문의해보니 교통신호체계와 신규단지 진입로 확장 등이라고 합니다. 많은 네티즌들이 우려한 교통대란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은 부족해 보입니다.

여의도, 신도림, 목동 등 인근의 쇼핑몰이나 백화점으로 인한 교통 정체 부분은 빼고 얘기한다고 해도 문제는 꽤 심각해 보입니다. 당장 옛 교도소 부지와 2~3블록 거리에 고척동 돔야구장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안양천만 건너면 바로 맞은 편에 대형마트가 있습니다. 향후 야구 경기라도 열리는 날에는 상당한 교통 체증이 유발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안건이 올라와 통과됐을까요.

사정을 알고 보니 여기에 공원을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옛 교도소 터 주변으로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교도소를 이전해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반복적으로 제기됐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인근 천왕동 일대로 교도소를 옮겼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돈이었습니다. 이전 비용을 선집행해서 쓰긴 썼지만 옛 부지 터를 개발해 이 비용을 보전해야 된다는 군요.

그러기 위해서 이 단지 내에 쇼핑몰도 만들고 아파트도 짓는 개발사업을 벌이지 않을 수 없다고 합니다. 이곳을 공원으로 만들었다면 교도소 이전 비용을 한 푼도 보전할 수 없게 된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10만5087㎡ 규모의 옛 교도소 터는 복합개발부지(4만5887㎡), 공동주택부지(2만8352㎡), 공공청사부지, 임대주택부지, 소규모 공원 등으로 나눠 개발된다고 합니다. 쇼핑센터 주변에는 구로 제2행정타운이 들어오고, 복합개발부지에는 45층 규모의 주상복합단지가 올라간답니다.

보통 이런 대규모 개발 소식이 나오면 환영하는 반응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런 반응을 찾아보기 힘들고 오히려 교통문제와 쇼핑몰 과잉 문제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는 점에서 뭔가 문제가 없지 않아 보입니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국가시설인 교도소를 이전하는데 그 비용을 꼭 옛 터를 개발해서 충당하는 방법밖에 없느냐는 것입니다. 이제는 교도소 짓는 것도 수익과 연관시켜야 하니 관련 당국자들의 머리도 꽤 아플 것 같습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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