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위크엔드] 세계적 호텔 체인과 손잡고…강남 곳곳에 경쟁하듯 솟는다
전국 곳곳 최고급 호텔 신축경쟁
‘별 중의 별’로 통하는 6성급 호텔들이 잇따라 개관하고 있다. 호텔 등급은 5성급(한국은 특1급)까지 존재하지만 6성급은 서비스와 방 크기, 조망 등에서 더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업계가 편의상 만든 개념이다. ‘7성급 호텔’로 알려진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 호텔도 공인 등급은 ‘5성급’이다.

최근 5성급을 뛰어넘는 6성급 호텔들이 잇따라 등장하는 이유는 늘어나는 관광객 수에 비해 최고급 호텔 수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징이 있다면 강북을 중심으로 했던 예전과 달리 쇼핑과 경제중심지 강남을 중심으로 6성급 호텔이 들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속속 들어서는 6성급 호텔 경쟁, ‘강북에서 강남으로’=가장 이른 시일 내에 국내에 문을 열 6성급 호텔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짓고 세계적인 호텔ㆍ리조트 체인 포시즌스호텔에서 위탁 운영하는 ‘포시즌스 서울’이다. 오는 2015년 5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5층 규모로 317개 객실을 갖추고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사거리에 들어선다.

하지만 이 외에는 강북지역에 이렇다 할 6성급 호텔의 등장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기존 호텔업계가 강북을 중심으로 해 숙박과 관광이 포화상태일 뿐만 아니라 방한 관광객의 관광 패턴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이전 관광객들이 경복궁ㆍ동대문ㆍ청계천 등 강북 위주로 관광을 했다면 이젠 ‘큰손’ 관광객을 중심으로 쇼핑과 의료관광 중심인 강남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6성급을 넘어 7성급으로, 강남ㆍ강북을 통틀어 국내에서 가장 최고급의 한옥호텔을 지으려던 대한항공은 지자체 반대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경복궁 옆 옛 미 대사관 숙소(종로구 송현동 49-1, 3만6642㎡) 부지를 원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주변에 문화재가 많다는 점, 인근 학교의 교육환경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로 승인을 거부하고 있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숙박시설 확충이 시급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6성급 초고급 호텔들의 신축이 줄이 잇고 있다. 사진은 2015년 5월 완공을 목표로 광화문 세종로 일대에 들어설 25층 규모의 6성급‘ 포시즌스 서울’ 호텔 공사현장 모습.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반면 강남에 6성급 호텔을 준비 중인 곳은 세계적인 호텔 체인 ‘스타우드’와 ‘롯데그룹’이 있다.

스타우드는 오는 2016년 지상 38층 높이의 서울 삼성동 복합시설 파르나스타워에 6성급 호텔 ‘럭셔리컬렉션’을 개장한다. 럭셔리 컬렉션은 스타우드그룹의 호텔의 브랜드 중 ‘세인트 레지스’와 함께 최고급으로 꼽힌다. 현재 국내엔 웨스틴, 쉐라톤, W 등 3개 브랜드만 들어와 있다. 운영을 맡은 파르나스호텔은 강남 일대가 MICE(국제회의, 관광ㆍ컨벤션, 전시회)산업의 중심지인 만큼 지리적 이점을 살려 이곳을 같은 계열사 호텔과 함께 ‘MICE 클러스터’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파르나스가 강남에서 운영 중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인터컨티넨탈(656실)에 럭셔리 컬렉션 객실 수를 합하면 1332실에 달한다.

롯데그룹도 같은 해 서울 잠실 제2 롯데월드에 최고급 호텔을 개장할 예정이다. 롯데호텔이 들어서면 송파권을 평정하면서 강남권 최고급 호텔들과 강남권 관광객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호텔은 지상 123층 규모의 롯데월드 타워의 76~101층에 자리 잡는다. 로비도 ‘버즈 알 아랍’처럼 고층(79층)에 위치하며 235개 객실 모두 87~101층에 위치한다. 76∼78층 3개 층은 하나로 터서 매머드급 연회장으로 꾸며진다. 80∼86층은 스파ㆍ사우나ㆍ피트니스ㆍ수영장 등 부대시설이 차례대로 들어선다. 개인 집사처럼 1 대 1 맞춤 서비스도 도입한다. 방 크기도 남다르다. 기존 29㎡·39㎡ 등의 소형 객실은 최소화하고 대부분 59㎡ 이상의 스위트룸으로 채울 계획이다. 롯데호텔도 기존 롯데호텔 잠실(469실)과 함께 잠실에서 총 704개 객실을 보유하게 됐다. 롯데 관계자는 “호텔 개장에 앞서 내년 5월 백화점과 마트, 면세점, 영화관, 수족관 등이 먼저 문을 열어 관광객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에선 부산이 가장 특급 호텔 건립이 활발하다. 2016년 부산에도 6성급 호텔이 들어선다. ‘지엘시티건설’이 영국의 랭햄호텔과 손잡고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에 건설하는 호텔이다.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

이 외에도 동부산 관광단지에 800개 객실을 갖추고 들어설 콘래드 호텔과 롯데그룹이 2017년 101층 랜드마크타워인 엘시티(해운대 관광리조트)에 6성급 브랜드를 선보인다.

현재 국내 관광호텔 중 6성급으로 간주되는 호텔은 서울 삼성동 ‘파크하얏트서울’과 여의도 ‘콘래드서울’이 있다. 6성급은 아니지만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 근처에 위치한 5성 호텔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도 리모델링해 내년 2월 재개장한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은 국제회의 수요를 겨냥해 특1급 호텔 가운데 최대 규모의 연회장을 갖추고 1층 식음장을 뷔페와 일식당으로 통합한다.

5성급인 롯데호텔 소공동 본점도 리모델링을 통해 2015년 6성급 호텔로의 도약을 계획하고 있다. 신라호텔 역시 지난 8월 800억원을 들여 지난달 리모델링 공사를 마쳤다.

▶잘 될까?=업계에서는 잇따른 6성급 호텔의 건립 소식에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긍정적 전망을 내놓은 쪽은 관광객 대비 턱없이 적은 호텔 비율을 내세운다. 한국관광공사의 ‘10월 관광숙박산업 현황 및 전망’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외래관광객은 연평균 10% 이상 증가한 반면, 관광숙박시설 증가율은 3~4%에 그쳤다.

호텔업계선 “중국을 중심으로 큰손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수용할 최고급 호텔이 없어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면서 “이로 인해 다른 나라로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도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남의 경우 경쟁 심화를 우려하긴 하지만 쇼핑과 경제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장밋빛 미래를 점치기도 한다. 국제회의장과 국제적 기업, 쇼핑시설 등을 잘 이용한다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 호텔 대비 4배 비싼 가격 등 아직 6성급 호텔은 국내에서 시기상조란 얘기도 있다. 빠르게 늘고 있는 중저가 비지니스 호텔의 등장도 수요 나눠먹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숙박시설이 부족한 건 맞지만 단순히 이 수치만 적용해선 곤란하다”면서 “최근 방한 외국인 패턴이 단체에서 개인, 고가에서 중저가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