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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 황정숙> 그래도 학교 통일교육은 필요하다
통일은 헌법에도 명시돼 있는 소원이 아닌 당위이다. 이에 따른 통일교육은 국민 모두가 대상이지만 통일시대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학교교육은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해를 거듭할수록 청소년들의 통일에 대한 무관심은 커져만 가고 있다. 특히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태를 지켜본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북한은 물론,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확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 시점에서 통일교육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없애고 화해와 협력, 공생의 정신으로 평화를 정착시키자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통일교육에도 고스란히 적용될 수 있다. 통일교육은 추상적이고 과거 지향적인 교육도, 당장의 통일을 꿈꾸는 조급한 교육도 아닌 현실적으로 통일을 준비할 수 있는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통일한국의 주인공이 될 청소년들에게 통일을 성취하기 위한 의지와 능력의 배양, 그리고 통일 이후의 삶에 대비할 수 있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교육장을 개설하고 적극적인 통일교육을 펼쳐온 서서울생활과학고의 경험은 하나의 참고사례가 될 수 있다. 정규교과 이외에 창의적 체험(창체)시간을 활용한 통일퀴즈, 통일퍼즐, 통일스크랩북 작성, 통일 4행시 짓기, 평화통일 염원 야영수련회, 평화통일 염원 합창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재미와 함께 내실 있는 교육 효과를 거두는 데 효과적이었다. 특히 남북한 언어비교 교육은 분단 이후 이질화된 언어차이를 극복하여 통일 이후 혼란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통일 대비 교육이라는 점에서 교사들과 학생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통일 이후 한반도 통합 차원에서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과정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통일교육을 통해 해소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통일 이후에 빚어질 수 있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 마련도 가능할 것이다.

통일교육은 해방 이후 80년대 중반까지 반공교육으로 일관하다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민간 통일운동의 활성화와 함께 남북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면서 한 차례 전환이 이루어졌다. 이제는 청소년들이 분단된 한반도의 구성원으로서 통일에 관심을 갖고, 통일시대를 이끌 주역으로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통일교육으로 또 한 차례 발전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통일교육에는 학교교과과정이 입시위주로 편성ㆍ운영되고 있는 교육현장에서 통일교육 전반에 대한 검토부터 구체적인 프로그램 개발까지 다양한 과제가 놓여있다. 6ㆍ25전쟁이 남침인지 북침인지도 모르고 심지어 통일을 반대하는 청소년들이 절반이 넘는 상황에서 분단 장기화에 따른 폐해와 통일한국의 비전 제시가 시급하다.

통일은 아무런 노력 없이 저절로 되지 않는다. 또 언제 될지 아무도 모른다. 때문에 우리들에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통일에 관심을 갖고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청소년들이 통일역군으로 자랄 수 있도록 통일과 북한의 실상을 바르게 알게 해주고 눈을 뜨게 해주는 것은 오롯이 우리 교육자들의 몫이다.

황정숙 (서서울생활과학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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