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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글로비스 美 법인 가보니…‘RFID에 GPS, 무인운반까지’ 물류 2.0
[알라배마(미국)=김상수 기자]“그저 부품을 제때 배달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물류도 이제 첨단화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죠.”

미국 알라배마 현대자동차 공장 인근에 위치한 현대글로비스 알라배마 CC(consolidation center). 모니터 화면에는 현대차 공장에 전달되는 수많은 부품이 한눈에 들어온다. 무인인식전자태그(RFID)와 위성항법장치(GPS), 첨단 무인운반차량까지 공정에 적용된 신기술도 각양각색이다.

고객의 요구에 맞춰 단순히 물건을 운송하는 게 수동적인 ‘물류 1.0’ 시대라면, 능동적으로 먼저 1원 1초를 아끼는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고객에게 제안하는 모습은 ‘물류 2.0’이라 부를 만하다. 현대글로비스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비결이다. 미국 내 현대ㆍ기아차를 비롯해 수많은 기업이 ‘아메리카 드림’을 이룰 수 있었던 ‘숨은 공신’이기도 하다.

현대글로비스 알라배마에 있는 CC에 들어서자 수많은 자동차 부품이 끊임없이 정리되고 있었다. 이곳에서 다루는 부품은 현대차 알라배마 완성차 및 엔진 공장에 들어가는 부품들, 총 2400가지에 이른다. 

<사진설명>현대차 공장 내 원키트 무인운반차량에 현대글로비스 직원들이 개별 차량마다 필요한 부품들을 싣고 있다. [사진제공=현대글로비스]

서열화 작업은 현대글로비스 CC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생산공장의 차량 생산 순서에 따라 부품을 재정리해주는 작업이다. 빨간색 싼타페, 검은색 쏘나타 순으로 생산된다면, 도어 핸들 부품을 싼타페용 빨간색 부품, 쏘나타용 검은색 부품의 순서대로 정리해주는 식이다.

조립 현장에선 고민할 필요없이 순서에 따라 부품을 꺼내기만 하면 된다. 일선 현장의 혼란을 방지하고 공간 활용도나 작업 능률도 높일 수 있다. 특히 차종별 옵션이나 색상이 다양해지면서 서열화의 장점이 더 부각되고 있다.

각 공정마다 알람 시스템도 도입했다. 공정별로 판독기와 테그 등을 활용해 잘못된 부분을 자동으로 경고해주는 시스템이다. 실제 부품 판독을 누락한 채 공정을 진행하니 이내 큰 경고음과 함께 모니터에 빨간색 경고문구가 뜬다.


‘사람이 실수해도 시스템이 모든 오류를 잡아낸다’는 풀 프루프(Fool Proof) 방식으로, 현대글로비스가 자체 개발한 기술이다. 컨테이너나 박스 등에도 어김없이 레이블이 부착됐고, 직원들마다 손에 판독기를 들고 있었다. 구형준 법인장은 “부품 하나만 잘못 전달돼도 완성차 생산라인 전체가 멈춘다. 사소한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 알라배마 공장은 조립 라인에 원키트 방식을 도입했는데, 현대글로비스가 올해 7월부터 이와 관련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완성차 1대 분의 부품을 무인운반차량에 모두 실어 차량과 함께 같은 속도로 이동시키는 신공정이다.

현대차 공장 라인을 보니 실제 원키트 대차가 쉼 없이 라인을 움직이고 있었다. 빈 대차가 오면 46초동안 직원이 한 개 차종에 필요한 96개 부품을 실었다. 다음 대차에는 다음 차종의 96개 부품을 또 실었다. 부품을 실은 대차가 자동으로 조립 라인으로 이동, 차량과 함께 나란히 움직였다. 조립 라인에선 대차에 있는 부품을 그대로 조립하기만 하면 되는 셈이다. 복잡한 작업 공간이 간소화되고, 조립 과정의 효율성도 높아졌다는 게 현대글로비스 측의 설명이다.

구 법인장은 “미국 내 현대ㆍ기아차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물류 역시 점차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해지고 있다. 최전선에서 모든 생산공정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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