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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얗고 깨끗한 눈? 오염덩어리입니다”
겨울이 성큼 다가오면서 지난 주 전국적으로 첫 눈이 내렸다. 깨끗하고 하얗게 내리는 눈을 보면 눈을 맞으며 호젓한 거리를 걷거나 동심으로 돌아가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을 하는 싶은 충동도 느낀다. 하지만 그런 낭만은 환경이 오염되기 전의 추억으로 남겨둬야할 것 같다. 눈은 보기와는 달리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각종 유해물질을 함유한 오염덩어리이다. 특히 겨울철에 간헐적으로 내리는 눈은 산성비보다 더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 최근 내린 산성눈, 거의 식초수준. 특히 오랜만에 내린 눈의 산성도 더 강해

‘산성눈’은 산성비처럼 수소이온농도(pH)가 5.6이하인 경우를 말한다. 최근에 내리는 눈의 산성도는 거의 ‘식초’수준이다. 지난해 1월 폭설이 내린 충남 태안과 인천 강화의 경우 눈의 산성도는 pH 3.9로 이는 정상 눈보다 산성도가 50배 강했다.

여름에는 비가 자주 내려 오염물질이 자주 씻겨 내려오지만 겨울철에 내리는 눈 속에는 각종 유해물질이 많이 섞여있다. 특히 장기간 눈이 내리지 않다가 오랜만에 내리는 눈은 산성도가 매우 강하다. 대기중에 쌓여있던 오염물질이 눈에 섞여 한꺼번에 내려오기 때문이다. 

산성눈은 산성비보다 더 산도가 높아 인체에 만성질환자나 아토피환자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눈을 직접 맞는 것을 삼가고 외출시 반드시 우산과 마스크를 챙기는 것이 좋다.

▶산성눈, 각종 유해물질로 설사, 탈수, 위장관 자극 증상을 초래할 수 있어

산성눈은 겨울철 난방 수요가 늘고 중국발스모그가 더 심해져서 자동차나 공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황과 질소산화물이 대기 중에서 수증기와 만나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등 유해물질로 생성되는데, ‘산성눈’에는 이런 유해물질이 30% 정도 섞여 있다. 게다가 눈이 떨어지는 속도는 비보다 느려 대기 중에 머무는 시간이 눈보다 길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섞일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이 때문에 길가 먼지들과 뒤엉켜 증발하는 과정에서 공기 중에 부유물질을 형성해 호흡기 점막을 자극해 비염 환자들에게는 더욱 좋지 않다. 황산염은 입이나 코를 통해 체내로 들어오면 설사, 탈수, 위장관 자극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 질산염은 인체에 들어온다 해도 인체 내에 거의 축적이 되지 않고 소변을 통해 배설되지만 그 중 미량이 구강과 위장관의 세균에 의해 아질산염으로 변할 수 있는데 이렇게 변화된 아질산염은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한편 산성눈은 콘크리트 건물의 부식을 유발한다. 또 토양에 산성물질이 쌓이게 되면 땅에서 자라는 식물과 동물에게도 부식 피해를 준다. 


▶아토피환자들은 특히 조심해야, 일레르기성질환 더 악화될 수 있어

산성비와 산성눈은 성분은 거의 같지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산성눈이 더 크다고 알려져있다. 특히, 산성눈은 피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므로 주의해야한다.

피부는 건조한 겨울철에 취약한데 산성눈을 맞게 되면 피부에 미세한 균열이 일어나고 외부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게된다. 피부가 산성눈에 노출되게되면 따끔거림,가려움증은 물론 빨갛게 부어오르는 발적이 나타나기도한다. 때문에 피부가 약한 어린이들은 특히 주의해야한다. 피부에는 보호막 역할을 하는 지질막이 있는데 어린의 경우 지질막이 불안정해 산성눈을 직접 맞을 경우 가려움증,발진이 나타날뿐아니라 오래 지속된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이 있으면 피부가 과민반응을 일으켜 증상을 악화시킨다.

한편 겨울철 찬공기에 산성눈과 먼지가 함께 자극하면 천식,비염 등 알레르기성 질환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오염된 눈이 호흡기점막을 자극해 저항력을 떨어뜨리고 여기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심한 감기로 진행될 수 있다. 눈싸움등 으로 오염된 눈이 안구에 들어갈경우 각막을 자극해 따갑고 충혈되는 증상은 물론 염증으로 발전하기도한다. 


▶외출시 우산ㆍ마스크 꼭 챙겨야, 만성질환자는 외출 삼가는게 상책

눈이 올 때도 우산을 사용하여 눈을 최대한 맞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 호흡기가 약한 사람은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눈 내리는 날엔 내리는 눈과 함께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로 인하여 평소보다 공기의 질이 떨어질 수 있기에 외출을 자제하고, 눈이 그치고 난 후 하루나 이틀 정도는 실내 환기를 삼가는 것이 좋다.

고려대 안산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대성 교수는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위해영향으로 인하여 호흡기, 심혈관계에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특히 취약집단인 노인, 어린이, 영유아, 당뇨질환자, 심혈관질환자는 미세먼지가 증가하는 시기에는 야외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산성눈 피해를 줄이려면 이렇게하세요!>

1. 눈 소식이 있으면 우산을 챙긴다.

2. 천식환자,노인,어린이,임산부 등 면역력이 약한 계층은 마스크를 착용한다.

3. 알레르기성 비염환자는 외출후 집에 와서 손을 깨끗이 씻고 식염수로 코를 세척해준다.

4. 눈을 직접 맞는 것을 삼가고 장시간 눈속에서 뒹굴거나 눈을 먹지 않도록한다.

5. 눈을 많이 맞았다면 목욕을 하고 옷을 깨끗이 세탁한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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