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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통, 국경이 무너진다>수입상품 폭리에 뿔난 ‘와이즈컨슈머’, ‘블프’로 120만원짜리 ‘캐나다구스’ 81만원에
[헤럴드경제=홍성원ㆍ이한빛 기자]국내 소비자들이 최근 몇 년새 미국의 대대적 할인행사 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미국 추수감사절 다음날 금요일ㆍ올해 11월 29일)’에 ‘직구매(직구)’에 나서고 있는 건 수입 상품의 가격이 미국 등 해외와 비교해 턱없이 비싸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서다. 캐주얼 의류업체 ‘갭(GAP)’ 등 해외 사이트를 비롯해 옥션ㆍ11번가 등 국내 오픈마켓을 통해 클릭 몇 번으로 합리적 소비가 가능해져 ‘유통 국경’을 주도적으로 허물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 소비ㆍ유통 지형에도 적지 않은 지각 변동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목록 제출만으로 통관 가능한 금액이 기존 미화 100달러에서 200달러로 높아지면서 직구족의 ‘위시 리스트’는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 


▶직구족의 힘…‘블프’ 단 사흘만에 해외배송건수 3~5% 점유=‘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엔 국내의 연말 소비액이 급증하는 게 숫자로 확인된다. 배송대행업체 몰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11월 23일~26일)의 배송대행건수는 2만6837건으로, 작년 전체 배송대행건수(84만건)의 3%에 달했다. 올해 ‘블프’ 시즌의 대행건수는 4만 건을 넘어설 걸로 전망된다. 몰테일 관계자는 “매년 해외배송 건수가 폭증하고 있다”며 “2010년엔 7만6000건, 2011년엔 57만건, 올 1월~10월까진 74만건을 넘었다”고 했다.

G마켓의 지난해 ‘블프’ 시즌(11월 26일~12월 2일 기준) 글로벌 쇼핑 판매 추이를 보면 전주 대비 20%가 증가했고, 전월(10월26일~11월 1일)과 비교하면 30%가 늘어났다.

인천공항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인터넷 쇼핑을 통한 화물반입을 719만8000여건(6억4200만달러)으로, 전년 506만5000여건보다 42%나 늘었다. 2008년 195만5000여건에 비하면 3배 이상 많아졌다.


정소미 옥션 해외쇼핑팀장은 “지난해 옥션 블랙프라이데이 세일기간 매출이 전년 대비 30% 신장하는 등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기회를 활용하려는 국내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올해 ‘블프’ 시즌의 관건은 또 한 번 배송 대행건수 최고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것인가에 모아진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 동ㆍ서부가 다르지만 한국시간으로 대략 11월 29일 오후 2시부터 시작한다.

▶얼마나 싼가…국내보다 최대 80% 저렴=지난해 기준으로 주요 쇼핑몰의 할인율을 보면 직구족이 ‘블프’에 오매불망하는 이유가 확연하다. ‘갭’ 80%, 어린이 장난감 쇼핑몰 ‘디즈니스토어’ 50%, 정통 캐주얼 브랜드 ‘랄프로렌’ 50% 등 할인율이 파격적이다. 갭의 경우 기본 60% 외에도 추가 20% 세일을 진행한다. 한국 소비자가 너무 많이 몰리자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하루 전날 한국 서버의 접속을 차단하기도 했다. 이밖에 주부의 관심 대상인 어린이 의류 ‘카터스’ ‘짐보리’, 백화점몰 ‘삭스’ ‘메이시스’ 등도 50% 이상 할인에 돌입한다.

아마존은 ‘블랙프라이데이 딜스 위크’로 한 발 먼저 할인을 시작했다. 짧은 시간에 한 품목을 대폭 할인하는 반짝 판매다. 인기 제품은 디지털카메라와 관련 액세서리, TV 등 전자제품이다. 월마트도 얼리버드 세일을 시작했다. 프리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스페셜에서 32인치 셉터 LED TV는 179달러(40% 할인), 42인치 LG LED TV는 379달러(12% 할인)에 판매하고 있다.


▶코리언 직구족 뭘 샀나=국내 소비자가 ‘블프’ 시즌 구매에 초점을 맞춘 건 패션ㆍ잡화부터 주방가전까지 장르를 불문한다. 해외 사이트가 아닌 국내 오픈마켓(옥션)을 통해 지난해 ‘블프’ 핫 아이템을 추린 결과, 1위는 디즈니 베이비돌 인형으로 나타났다. 2위는 제니퍼 로페즈 향수, 3위는 아베크롬비ㆍ홀리스터 후드였다. 옥션 관계자는 “디즈니 인형이 많이 팔린 건 크리스마스를 미리 준비하는 인파가 몰렸기 때문”이라며 “아베크롬비 후드는 원래 잘 나갔지만 지난해 행사에서 할인율이 높아 많이 팔린 걸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G마켓을 통해 알아본 지난해 ‘블프’ 판매급증 상품군으로는 밥솥ㆍ믹서ㆍ오븐ㆍ주방가전이 전주 대비 38% 판매 신장률로 1위에 올랐다. 이어 가방ㆍ지갑ㆍ패션잡화(30%), 골프 의류ㆍ클럽(17%), 생활ㆍ수납ㆍ욕실ㆍ청소(17%), 가구ㆍDIY(16%) 등의 순이었다. 


그렇다면 올해 ‘블프’의 핵심 인기 예상 상품은 어떤 게 있을까. 옥션ㆍ11번가 등이 준비한 세일 품목 리스트를 살펴보면, 최근 대세 아이템으로 떠오른 패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옥션은 25~26일 ‘캐나다구스 익스페디션 다운패딩’을 81만9000원에 선착순 판매한다. 창고형 할인점ㆍ백화점 등에서 90만원~120만원에 팔던 것보다 20~30% 싸다. 최근 리빙ㆍ레저ㆍ유아용품의 해외 상품 직접 구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관련 제품도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성원ㆍ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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