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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칼럼 - 김건> “빈천함의 고통을 알아야 한다”
채근담에 “부귀한 처지에서는 빈천함의 고통을 알아야 한다”는 글귀가 있다. 개개인에 해당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국가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 우리나라가 빈천했던 시절을 잊지 말고 그 고통을 잘 기억했으면 한다.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유럽이 급속하게 부유해지고,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유럽의 어느 국가보다 부유하다고 지적했던 중국은 100년 뒤에는 지체되고 야만적인 군주국가로 취급받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덤으로 더 비참한 취급을 받게 되었을 것이다. 유럽과 북미, 호주로 이루어진 유럽 문명권과 비유럽 문명권의 간극 확대는 20세기까지 지속되었다. 그러나, 21세기는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세기가 될 것 같다. 이미 20세기 후반 우리나라나 일부 개도국들이 과학기술 역량을 키우고 세계 시장에 도전하면서 소위 ‘추격’을 개시하였고 이는 다른 개도국들에 하나의 사례가 되었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어지간한 개도국들의 경제성장률들은 선진국 평균의 2배를 거뜬히 넘어선다. 2000년대 후반에 이미 아시아의 생산력을 합치면 북미나 유럽 지역을 넘어섰으며 지금에 이르러선 연구개발비 역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륙이 아시아다. 에너지나 자원, 환경 문제 등의 장애물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이러한 회귀의 흐름의 덕을 보고 있다. 중국은 어느새 우리의 제1교역국으로 다시 돌아왔는데 이 과정에서 중국과 우리나라는 서로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중국이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덕에 선진국들의 저성장에 다른 지역들이 영향을 받을 때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보다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아마 우리의 다음 기회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있지 않는가 생각해본다. 고려시대에도 이미 교류를 가졌던 이 지역 국가들은 대체로 풍부한 자원만 아니라 교육을 어느 이상 받은 수준을 갖춘 젊은 인력들을 갖추고 있다. 싱가포르는 물론이고 타이와 말레이시아와 같이 신흥국가들이 있고 지연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예정대로 2015년에 경제통합이 이루어진다면 경제 활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적절하고 전략적인 지원은 동남아와 우리나라의 동반성장을 이끌게 될 것이며 이미 베트남을 통해 그 실례를 보고 있다. 우리가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발전시킨 베트남은 어느새 200억달러가 넘는 교역 파트너로 발전했다.

발전을 위해서는 적절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우리와 비슷한 문화를 공유한 동남아는 발전 과정에서 우리가 경험했던 것과 유사한 문제와 만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동남아를 좀 더 이해한다면 우리의 경험과 접목하여 현황에 가장 적합한 기술협력을 수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셈이다. 이제는 파트너 국가들을 도우면서 우리나라의 성장을 지원하는 좀 더 폭넓은 협력을 고민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새로운 전략과 다양한 협력 채널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항상 기억해야 한다. “부귀한 처지에서는 빈천함의 고통을 알아야 한다”는 말의 의미를.

김건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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