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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인사이트 - 김양일> 과테말라 수출 역군 한국섬유업체의 고뇌
과테말라는 멕시코 바로 밑에 위치한 한반도 면적의 절반 정도 되는 후발 개발도상국이다. 1500만명의 인구에 1인당 국민소득은 3300달러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과테말라하면 마야 문명, 지진, 커피, 치안불안 등을 연상한다. 어떤 이들은 마야 달력에 근거해 지진과 해일로 지구 멸망을 그린 할리우드 영화 ‘2012’를 떠올릴지 모른다. 그러나 과테말라는 작은 나라지만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비즈니스에 있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과테말라의 최대 산업은 원당, 커피, 바나나 등을 근간으로 하는 농업이다. 그나마 제조업으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분야가 섬유다. 의류가 단일 품목 기준 최대 수출품목이다. 2012년에도 의류가 총 수출액의 11.7%를 차지해 커피(9.5%), 원당(7.9%)을 제치고 1위를 고수했다.

과테말라 섬유산업협회(VESTEX)에 따르면 현재 과테말라 봉제, 편직, 염색업체 총 192개사 중 한국 기업이 85개사로 업체 수 기준으로 4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생산 및 수출액은 섬유산업 총 생산 및 수출액 대비 70%를 차지한다. 섬유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약 15만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기업들이 과테말라의 수출활성화와 고용창출에 매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런 우리 기업들에 큰 고민이 생겼다. 2009년 미국의 경기침체 이후로 과테말라 생산 의류의 최대 수출지인 미국의 주문이 감소한 데다 매년 최저임금이 크게 상승해 중미국가 중 인건비가 가장 비싸지면서 현지 경영의 채산성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그간 ‘마낄라’기업에 부여되던 법인세 면세 혜택이 2015년말로 소멸돼 2016년부터는 고스란히 법인세(순수익의 31% 또는 총수입의 5%)를 납부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처럼 과테말라에서의 경영 환경 악화로 인해 우리 기업들 중 일부는 아이티,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등 인근국으로 일부 시설을 이전했거나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우리 기업은 채산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인근국으로 생산시설의 이전을 꺼리고 있다.

결국 난관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 우선적으로 생산 비용 절감 방안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테말라에서 우리 섬유업체들의 채산성이 악화된 주요인을 분석하면 에너지 고비용을 들 수 있다. 과테말라 전력위원회(CNEE)에 따르면 2012년 과테말라는 중미국가 중 니카라과, 엘살바도르에 이어 세 번째로 전력비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과테말라 섬유업체들의 에너지 비용이 전체 기업운영 비용 중 적게는 30%, 많게는 70%에 이른다고 한다. 노동집약적인 봉제업체는 상대적으로 에너지 비용이 낮지만 염색, 프린팅 등 장치집약적인 업체들의 경우에는 에너지 비용이 매우 높다.

과테말라의 우리 섬유업체들은 에너지 비용 절감을 통해 기업 채산성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생산성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 제품 고급화 및 전문화, 미국 시장에 대한 마케팅 강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해 현재 직면하고 있는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길 기대한다.

김양일 (코트라 과테말라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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