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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디스커버리 - 프로 10년차에 최고의 성적을 거둔 김보경
올해 KLPGA 투어에서 2승을 기록한 김보경(27ㆍ요진건설)은 투어 생활을 시작한지 어느덧 10년이 됐다. 이번주 열리는 KLPGA 대회는 전남 순천에 위치한 승주컨트리클럽에서 개최되는데, 이곳은 바로 2004년 김보경이 1부 투어를 뛰기 위해 시드전을 치렀던 곳이다. 자신에게 1부 투어라는 기회의 문을 열어준 골프장에서 투어 10년을 마감하는 최종전을 뛰게 됐다. 대회 코스에 서는 느낌이 유달리 남다를 것이다.

김보경은 투어 10년차인 올해 2승을 거두며 생애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현재 상금랭킹 5위로, 지금까지 성적이 가장 좋았던 2008년 상금랭킹 9위를 훌쩍 뛰어넘었다. 당시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 우승을 거머쥐며 첫 우승을 기록했던 김보경은 오랫동안 우승 기회를 번번이 날리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기나긴 아쉬움은 올해 더 큰 기쁨이 되어 돌아왔다. 김보경은 E1 채리티 오픈에서 오랫동안 염원했던 우승을 이뤘고, 우승의 감동이 사라지기도 전에 연이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을 우승하며 시즌 2승을 달성했다. 통산 3승이다. 10대 선수들의 거침없는 우승 경쟁 속에 당당히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한 것이다. 


게다가 김보경의 우승은 여러 동료 선수들에게 큰 희망이 됐다고 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김보경이 올해 우승자 중 최고 연장자라는 사실이고, 또 하나는 김보경이 바로 지독한 연습벌레라는 것이다. 김보경은 선수들에게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준 아이콘이 됐다. 김보경 자신이 원했던 모습이기에 이런 느낌을 사람들에게 줄 수 있어서 더욱 기쁘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연습벌레라는 별명을 붙여줘서 오히려 더 열심히 하는 자극제가 된다고 한다.

수많은 선수들이 스타로 탄생하고, 또 소리없이 사라지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김보경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온전한 노력을 통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모든 선수가 꼭 스타가 될 필요는 없다. 모든 인생이 다 다르고, 의미 있는 것처럼 선수도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재능이 넘쳐 스타가 되는 선수도 있고, 잠시 스쳐 지나가는 불꽃 같은 선수도 있고, 꼭 상위권에 있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하며 게임을 즐기는 선수도 있다. 다양한 모습들 속에 자신이 선택한 현재를 즐기며, 끊임없이 노력할 때 그에 합당한 열매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김보경은 사실 지금 손목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 부상으로 2개 대회를 연달아 출전하지 못했다. 10년 동안 부상으로 대회를 불참한 적이 한번도 없기 때문에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너무 부럽고, 대회를 뛰고 싶었다고 했다. 부상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고 한다. 곁에서 김보경을 바라본 한 사람으로서, 올해 김보경이 실력 뿐만 아니라 마음도 한단계 더 성장했음을 볼 수 있었다.

우승과 부상, 절망과 환희, 희로애락이 가득 담겨있는 골프 선수의 짧은 한 해가 이제 저물어간다. 경상도 출신인 김보경은 언제나 덤덤하고, 감정 표현이 별로 없다. 뭐든지 지나침이 없는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으로 오랫동안 투어를 지키며 후배들에게 좋은 본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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