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일본 효고(兵庫)현 고베(神戶)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7회 국제개별화의료학회가 발표한 ‘신 수지상세포 암백신치료’ 결과가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베 히로유키 이사장은 학술발표에서, 올 1월부터 9월까지 진행성 전이ㆍ재발암으로 진단된 39명의 환자에게 신 수지상세포 암백신치료와 복합면역세포치료를 각각 1싸이클(6회)씩 시행한 결과, 암세포가 정지ㆍ안정된 환자가 22명, 부분 관해된 환자 5명, 완전 관해된 환자 2명 순으로 나타나 74.4%의 치료효과를 보였으며, 암이 진행된 환자는 10명(25.6%)에 불과했다고 보고했다.
치료결과는 ‘EGFR’, ‘K-ras’, ‘p-53’ 검사와 48종류의 암 관련 유전자검사, 4종류의 약제내성 유전자 검사, 14종류의 암 억제 유전자 검사 등을 실시해 분석됐다.
아베 이사장은 제16회 국제개별화의료학회에서도 전이ㆍ재발암 환자 1,000명에게 신 수지상세포 암백신치료를 실시한 결과 70% 이상의 환자가 치료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체내 면역계에서 면역반응을 지휘하는 우두머리로 알려져 있는 수지상세포는, 체내에서 암세포를 공격, 소멸시키는 T 면역세포에게 암세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만일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지 않게 되면 급속도로 암세포가 퍼지기 시작하는데, 이는 면역체계가 암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밝혀지고 있다.
‘수지상세포 암백신치료’는 이 원리를 이용한 치료방법이다.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암백신 치료는 1996년 일본 아카가와 키요코 박사가 세계 최초로 단핵구에서 수지상세포를 유도한다는 보고와 같은 해 세계 유수 학회에서 T세포를 인식할 수 있는 암 항원을 발견했다는 보고 등을 통해 시작됐다. 2011년에는 미국 록펠러의대 슈타인만 교수가 선천성 면역과 후천성 면역의 연결고리인 수지상세포를 발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지상세포 암백신 치료에서 암항원(펩티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데, 가장 많이 쓰이는 펩티드는 WT-1(1~449번)과 MUC-1(1~30번) 이다. 아베 이사장에 따르면 현재 일본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수지상세포를 동결 보관했다 사용하거나, WT-1 일부 펩티드만 사용하므로 치료율이 떨어지거나 치료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개선한 것이 ‘신 수지상세포 암백신치료’이며, WT1-1 펩티드 전체와 MTU-1 펩티드를 함께 활용한다는 점, 매번 소량의 채혈로 선도 높은 백신을 제조해 기존 동결방식의 문제점도 보완했다는 점 등이 암 치료율을 높이고 있다고 아베 이사장은 설명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선진바이오텍(대표 양동근)이 아베종양내과와 신 수지상세포 암백신 치료의 공동연구를 맡고 있는데, 분자 상태의 암세포도 찾아내 공격해 외과적으로 제거가 어려운 침윤성암이나 발견이 어려운 미세암 치료에도 효과적이며, 정상세포는 공격하지 않아 신체에 미치는 부담이 적어 말기암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