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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쇼크’…재계 임원들 불면의 밤
경제민주화 바람속 新성장동력 찾기…연말 인사시즌 돌입
연령 낮아지고 성과주의 최우선
사업조정 따른 책임·권한 강조
충격요법 동원…새 리더십 방점

삼성 이르면 이달말 사장단 인사
과감한 교체…파급력도 막대




“그냥 바짝 엎드려 있는 거죠. 때 되면 앓는 홍역이잖아요?”(10대 그룹 임원)

재계 고위층이 떨고 있다. 코 앞에 닥친 사장단 및 후속 임원 인사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불황과 경제민주화 흐름 앞에서 1년 내내 좌불안석이었던 이들은 연말 ‘운신의 폭’이 결정되는 인사 앞에서 더욱 가슴 떨리는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

인사에 의해 생명이 좌지우지되는 것이 조직원의 숙명이라곤 하지만, 올해 유독 초조한 것은 일부 대기업이 충격요법(Shock Therapy)을 동원할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이 크다. 예년이 발탁성 인사가 주요 내용이었다면, 내년 인사 포인트는 성과주의가 중심이 되면서 충격적인 경질과 함께 새 리더십 추구에 방점이 놓여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기업 인사 관계자에게서 흘러 나온다.

대기업 인사팀 임원은 “올해 많은 기업이 쓰러졌고, 기업 내에서 잘 나가는 사업과 못 나가는 사업의 희비가 극단적으로 교차됐다”며 “이 같은 점에서 내년 안정성장 경영을 위해 채찍과 당근이 명확하게 구분될 것이라는 게 올해 인사 포인트”라고 했다.

그는 “위기감을 느끼는 일부 기업에선 쇼크로 받아들일 만큼 획기적인 인사도 감행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최근 기업분석 전문인 한국CXO연구소가 내년도 재계 인사 트렌드를 압축하는 핵심어로 ‘별들의 전쟁(STAR WARS)’을 선정한 것과 무관치 않다. 이는 ▷60년대생 임원 전성시대(Sixty) ▷이공계 출신 강세(Technology) ▷업종별 임원승진 희비 교차(Alternation) ▷책임평가인사(Responsibility) ▷여성 임원 중용(Woman) ▷해외파 증가(Airplane) ▷CEO 및 임원 거부 현상(Refusal) ▷생존 최우선 조직개편(Survival) 등이다.

주요 그룹 역시 인사폭에 대해선 이견이 있지만 이 같은 인사 키워드에 대해선 인정하고 있다. 어느 해보다도 두드러진 성과주의 인사, 젊음 표방의 인사, 최근 화두인 사업조정에 따른 책임과 권한 인사, 오너 구속에 따른 대비책인 시스템 안정 인사를 추구할 게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르면 이달말, 늦어도 다음달 초 사장단 인사가 이뤄지는 삼성은 이런 점에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삼성 인사 코드는 곧 재계의 인사 흐름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삼성은 앞서 사장단 및 임원 승진 인사에 대비한 평가작업을 끝냈다.

지난해 삼성은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7명, 이동ㆍ위촉업무 변경 8명 등 총 17명 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다. 평균 연령도 전년의 55.5세에서 55.3세로 낮췄다.

올해 삼성 인사에서 규모는 지난해보다는 작을 수는 있겠지만, 연령을 대폭 낮추고 성과가 미진한 계열사는 과감한 교체 인사를 단행하는 등 파급력 면에서는 더 클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 부문 인수로 인해 이건희 회장의 두 딸인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의 에버랜드 각자 공동대표 체제가 유력하며, 이재용 부회장에 힘이 실리는 삼성 인사가 예상된다”며 “그런 점에서 삼성의 성과주의 인사는 간단치 않은 행간을 지니게 될 것”으로 봤다.

현대차그룹 역시 연내 내년 이후 성장을 재정비할 조직개편을 동반한 깜짝 인사가 예고돼 있고, 최태원 회장 부재 속에서 SK그룹도 다음달 인사를 통해 조직 추스르기에 나설 것으로 보여 기업의 높은 분(?)들은 당분간 ‘불면의 밤’에 놓이게 됐다.

김영상ㆍ김상수 기자/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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