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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를 꿈꾸는 예비작가들의 입체실험..우리의 꿈은 ‘진행형’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수원대학교 미술대학 조형예술학부의 조소과 졸업생들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유나이티드갤러리에서 작품전을 개막했다.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졸업작품전에는 김민지 김새롬 김은예 오승현 옥구슬 윤서영 이경아 이소연 이유진 장민지 정마로 정예주 정은정 최영신 등 14명의 예비작가가 작품을 출품했다. 수원대 조소과 졸업생들은 이종안 문인수 심영철 김희경 교수의 지도 아래 지난 1년간 작품을 제작했다.

김은예는 ‘through’(소재 acrylic, sharkstooth, mixed media)라는 타이틀로 색다른 공간설치작업을 시도했다. 총 길이 3m에 이르는 김은예의 작업은 영상및 입체, 그리고 사운드가 어우러진 작업이다. 현재 클럽과 페스티벌 등에서 영상으로 무대 연출을 하는 VJ(visual jockey)로 활동 중인 김은예는 조각을 전공하는 미술학도로서 어떻게 영상을 조형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이번 작품을 제작했다. 

김은예 작 ‘through’

뮤지컬 등에서 무대장치 등의 작업을 보며 sharkstooth라는 반투명의 얇은 원단이 영사기의 빛을 머금되, 투과되는 흥미로운 모습을 보고 작업의 단초를 얻었다고 한다. 김은예는 자신이 VJ로 일하고 있는 클럽 등의 환경은 무척이나 시끄럽고 현란하다며 그 즐겁고 화려한 공간을 갤러리로 옮겨와 공연장의 관람객과 갤러리 관객을 작품을 통해 하나로 연결시키고자 했다. 관객이 작품과 소통할 수 있도록 인터렉티브한 작업으로 제작한 것이 김은예 작업의 또다른 특징이다.

이유진의 나무 작품의 제목은 ‘탄생’이다. 이유진은 불사조를 모티브로 탄생을 표현했다. 불사조는 영원히 죽지않는 새이지만 이유진은 죽음과 동시에 한줌 재로 타버리고 그 잿더미 속에서 다시 알로 만들어지는 반복되는 탄생으로 해석했다. 땔감으로 쓰이는 나무로 커다란 날개를 만들어 생명의 순환, 삶과 죽음을 형상화했다.

오승현은 ‘미스터 고달파(mr. go dalper)라는 타이틀의 금속 작업을 내놓았다. 그의 작업은 현대인의 삶 속에서 느끼는 무기력함을 코믹하게 다룬 것이다. 직장인의 반복되는 지루한 삶을 표현하되, 스틸이라는 소재에서 오는 차가운 감성과 시간의 흐름과 함께 부식되는 소재의 특성을 교차시켰다.

정은정은 ‘take me to neverland’라는 입체 설치작품(소재 wood objet LED cottn)을 선보이고 있다. 어른이 될 준비를 해야하지만 아직은 여러가지로 미숙하고 미흡한 게 많은 스스로를, 그리고 자신의 주위 친구들을 투영한 작품이다. 피터팬이 사는 나라 네버랜드는 늙지않는 나라로, 우리는 가끔 세월이 너무 빠르게 흐른 것이 두려워 질 때 네버랜드를 꿈꾼다. 그 곳에 가보길 꿈꾸는 마음을 배와 곰 등을 통해 표현했다.

옥구슬 작 ‘돈돈’

옥구슬은 설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타이틀은 ‘돈돈’(steel,objet,혼합재료).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다룬 옥구슬의 작업에선 하찮아 보이는 리어카에 빤짝이를 더해 요란스런 돼지저금통이 등장한다. 사치를 뜻하는 돼지저금통은 사람들의 욕망을 뜻하기도 한다. 화려한 돼지저금통 안은 사실 텅텅 비어있어 아무런 가치도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를 모른채 그 번쩍이는 돼지저금통을 갖고자 욕망한다. 결국 사람들의 허망한 욕망을 표현한 작업이다.

이소연은 ‘thought’(재료 포맥스)라는 타이틀의 대형 꽃다발같은 작업을 출품했다. 내 머릿 속에서 세상 밖으로 뱉어지지 못한 크고 작은 생각을 다룬 것으로, 꽃은 표현과 침묵의 사이에서 머릿 속에 수없이 피었다 지는 생각의 꽃이다. 크고 작은 생각의 잔재를 하나의 커다란 꽃의 형태로 표현한 작업이다.

장민지는 ‘in & out’이라는 타이틀의 작품을 내놓았다. steel과 cubic을 이어가며 사람의 인체 형상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작품의 주제는 ‘내면의 아름다움’. 날로 복잡하게 얽혀가는 현대의 인간관계에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고, 서로 상처를 주고받느라 저마다의 내면에 아름다운 보석이 있음에도 이를 모르고 살아가는 상황을 형상화했다. 여러가지 크기의 와셔는 인간관계의 얽힘을 의미하며 그안의 반짝이는 큐빅은 인간 내면의 순수함을 상징한다. 

윤서영 작 Learning by rote

정마로 작품의 제목은 ‘ I can‘t Fly’(나는 날 수 없어요)이다. 그는 풍선을 작품의 모티프로 차용해 산뜻한 테이블과 의자 작품을 만들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풍선을 소재로 확대작업을 해 실용조각으로 접근해본 것이다. 사람들이 친근하게 여길 수 있도록 풍선이 납작하게 의자처럼 눌려있는 형상으로 표현했다. 작품 제목의 I can’t fly는 비록 형태는 풍선이지만 너무 무거워 꼼짝달싹할 수 없는 이중적 면모를 은유하고 있다. 작품의 재료는 FRP. 합성수지를 사용했고 우레탄 위에 펄을 입혀 반짝이도록 했다.

최영신은 ‘바벨’이라는 신비로운 작품을 내놓았다. 소재는 Steel과 acrylic을 썼다. 작품은 멈춰버린 세상의 이상과 현실을 의미한다.공사장 건축물을 투명 시트지에 인화해 중단된 건축현장을 재현한 뒤 그 속에 들어있는 샹들리에로 아름다운 건축을 완성시키고자 하는 이상을 표현했다. 멈춰있는 공사현장은 우리의 단절된 현실을 은유하고 있다. 

이유진 작 탄생

윤서영의 작품타이틀은 ‘Learning by rote’(재료 FRP)이다. 주입식교육의 현실을 마치 복제인간처럼 쌓아올려진 인물형상으로 표현했다. 어렸을 때부터 시험을 향해, 성적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 이 땅의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대학생들은 결국 기계처럼 많은 걸 외우고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작업이다. 주입식 교육의 문제점을 모두 지적하면서도 여전히 주입식 교육은 거듭되고 있는 상황을 웅크린채 기어가는 인간을 통해 형상화했다.

수원대 조소과 졸업생들의 작품전은 11월13일부터는 경기도 용인의 한국미술관으로 옮겨져 ‘신진작가 발원전'이라는 타이틀 아래 오는 11월 19일까지 전시된다.

정마로 작 I can‘t Fly

최영신 작 바벨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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