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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사도 중요하지만…현재 · 미래 역시 중요하다”
이젠 경제까지…재계 우려 목소리 고조
파트너십 손상땐 중소기업 큰타격
기업간 투자 활성화 지속 필요




최근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일본에서 열린 ‘오사카상품전’에 참석한 한 일본 기업인은 “한ㆍ일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그것은 정치적인 문제일 뿐이고, 양국 산업계는 투자나 무역 등에서 적극 협력해야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와 경제(산업)는 분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여태까지의 일본 기업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일본 기업인들의 한ㆍ일 관계 정경분리 원칙 인식은 우리 법원의 징용배상금 판결로 틈새가 벌어지고 있다. 이럴 경우 한국와 일본의 산업계 간 협력은 위축되고, 양국의 경제 파트너십은 급격히 훼손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에 대해 우리 재계 역시 신중함을 견지하면서도 양국 재계가 돌이킬 수 없는 갈등 국면으로 들어가서는 안 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과거사도 중요하지만 현재와 미래 역시 중요하며, 양측이 현명하게 갈등 국면을 풀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김세호 대한상의 국제본부장은 “한ㆍ일 간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얘기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이웃나라 일본과는 실타래같이 여러 가지로 얽혀 있는데, 뭔가 이 문제를 풀 전향적인 실마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그는 “다만 재계로선 기업 간 양국 투자 활성화가 지속되고, 서로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가면서 양측의 실익을 견지하는 입장이 계속됐으면 한다는 게 공통 의견”이라고 했다.

10대 그룹 임원은 “한ㆍ일 갈등이 정치에서 산업계로 불붙는 것에 기업으로선 경계심을 갖고 있다”며 “재계에 또 하나의 복병인 한ㆍ일 관계 리스크가 등장하는 것은 불행일 것”이라고 했다.

재계는 한ㆍ일의 냉랭한 분위기가 기업에까지 전이되면 그러잖아도 영향을 받고 있는 수출에 더 큰 악재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독도 문제 등 갈등 고조 양상으로 일본에 대한 한국산 화장품과 휴대폰 수출은 올해 들어 8월까지 각각 12.1%, 25.7% 감소했다.

일본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손상되면 대기업도 대기업이지만, 중소기업에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는 것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최근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이 일본 방문을 통해 “꽉 막힌 한ㆍ일 관계는 중소기업이 해결 통로”라며 양국 중소기업 간 교류와 협력을 통한 위기 탈출을 강조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박종찬 전경련 도쿄사무소 과장은 “일본 기업들 분위기는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각해 보인다”며 “다만 일본 기업인 역시 중요한 것은 현재와 미래를 보는 눈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고, 양국 경제 교류나 기업 간 협력이 위축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현명한 해법이 나오면 봉합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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