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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 ‘연봉 1원’ 에 47년 경영인생 건…박삼구의 마지막 승부수
3년6개월 만에 등기이사로 복귀…지분까지 담보로 내걸고 ‘금호산업 정상화’ 진두지휘
더 이상 퇴로는 없다.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승부수, 그 끝은 모 아니면 도이다. 금호산업을 되살리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인으로 화려하게 귀환하는가, 실패의 책임을 지고 모든 걸 내려놓은 채 금호가(家)를 떠나는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연봉 1원’에 모든 걸 걸었다. ‘연봉 1원’을 받는 대신 모가 되든, 도가 되든 직접 패를 던지겠다는 결심이다. 금호타이어에 입사한 이후 47년 동안 걸어온 경영 인생을 담보로 내건 ‘1원’이다.

박 회장은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금호산업의 등기이사로 선임돼 경영 전면에 나선다. 지난 2010년 3월 경영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3년6개월여 만이다. 박 회장은 1967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한 이후 금호실업, 아시아나항공, 금호아시아나그룹 등을 두루 거치며 착실히 경영수업을 밟은 ‘준비된 대표이사(CEO)’라는 업계의 평을 받았다. 하지만 대우건설 인수에 따라 금호산업이 휘청거리면서 그 책임을 지고 금호산업을 떠났다. 승승장구하던 경영 인생에도 깊은 상흔을 남겼다. 


박 회장이 다시 금호산업 등기이사로 복귀한다는 건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지금까지 박 회장은 채권단의 동의하에 암묵적으로 금호산업에 경영권을 행사하기도 했지만, 공식적인 등기이사로 활동한 건 아니다. 이 때문에 경영권을 행사하기만 할 뿐 그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이제 등기이사로 복귀한다는 건 경영권 행사에 따른 책임을 명확히 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채권단 등에 “연봉은 1원만 받겠다. 경영 정상화에 실패하면 금호산업과 관련된 모든 지분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단돈 1원을 받는 순간 박 회장은 이제 금호산업의 등기이사로 그 결과에 따른 책임과 의무를 지게 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의 지분까지 모두 담보로 내걸었다. 단돈 1원에 걸린 엄청난 무게감이다.

등기이사에 오른 박 회장은 채권단과 경영 정상화 방안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본격적으로 금호산업 살리기에 나선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금호산업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박 회장이 진두지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셈법은 간단해졌다. 모든 걸 얻는가, 모든 걸 잃는가. ‘1원’에 건 박 회장의 ‘마지막 승부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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