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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년에 되레 우는 농민들…왜?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올해 태풍 피해 한 번 없이 대풍(大豊)을 맞은 농가들이 되레 발을 구르고 있다. 농산물 수확량이 많아져 가격은 하락했는데, 소비량은 좀처럼 늘지 않아 농가의 수익성이 오히려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극심한 가뭄이나 태풍, 이상기후 등의 영향이 거의 없어, ‘37년만의 대풍’이라 불릴 정도로 과일과 채소의 수확량이 크게 늘었다. 자연히 배추나 무, 양파 등 대표적인 겨울 채소들의 가격이 낮아졌다.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이달 들어 배추(10㎏ 상 등급)의 평균 도매가는 363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평균 도매가였던 6309원보다 42.4%나 낮아졌다. 마늘(1㎏ 상 등급)은 이달 평균 도매가가 2200원이었다. 지난해 11월 평균 도매가는 4300원이었다. 1년새 절반 가까이 값이 내려간 것이다. 무(18㎏ 상 등급)도 지난해 11월 평균 도매가는 1만2807원이었지만, 올해는 9129원으로 28.7%나 가격이 하락했다.

그러나 채소류는 가격이 하락한다 해서 수요가 급격히 느는 상품이 아니어서, 소비량은 비슷하다. 가격만 낮아져, 오히려 농가의 수익성은 줄고 있는 것이다.

롯데마트는 농가가 풍년에 더 운다는 ‘풍년의 역설’을 극복하기 위해, 채소 소비 촉진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오는 7일부터 13일까지 수도권 22개 점포에서 김제, 부안 등 9개 단위농협과 손잡고 배추와 무 등 6개 겨울 대표 채소의 판매 가격을 낮춘다. 단위농협과 직거래를 해서 유통과정을 축소했기 때문에, 일부 품목은 도매 가격 수준까지 낮췄다. 3개 들이 배추 1망이 3980원, 5㎏ 분량 양파 1망은 7000원이다.

또 농산물 가공식품을 만들어, 농가의 소득 경로를 다양화 하기로 했다. 품질이 검증된 중소 농산물 가공식품업체의 상품 입점을 적극 유도해, 일반 브랜드에 편중된 농산물 가공식품 시장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풍년을 맞은 겨울 채소 중 가공이 용이한 마늘과 양파를 이용해 원액을 뽑아 선보인다. 마늘과 양파 15t 가량을 선매입했고, 이를 흑마늘 진액(80㎖ 30포, 1만8800원)과 양파즙(110㎖ 30포, 14만8000원)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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