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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인 성직자들 삶 통해 본 사랑
높고 푸른 사다리
공지영 지음
아트북스
“‘대체 왜 나에게?’ ‘대체 왜 저 죄 없는 사람들에게?’ 인생의 어느 한순간 누구에게나 커다란 봉우리를 넘는 시간이 있다. (…) 인생의 커다란 봉우리를 넘는 순간 어떤 자세로 내 삶을, 나를 돌봐야 할 것인가? 마지막까지 잃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 나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소설가 공지영이 ‘도가니’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 ‘높고 푸른 사다리’(한겨레출판)는 삶의 여정 중 난데없이 부닥치게 되는 벽 앞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자 한 신부들의 이야기다. 소설에는 각자 자신의 것을 추구하는 개성이 강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신부 서품을 앞둔 베네딕도 수도회의 젊은 수사 요한의 첫사랑과 아픔, 세상의 정의 구현을 위해 이탈을 감행하는 미카엘 수사와 안젤로의 죽음, 한국전쟁 전 탄압이 시작된 북한 땅에서 수용소에 갇혀 고통을 견디며 인간다움과 신을 향한 믿음을 지켜나간 노수사들과, 흥남부두에서 헤어진 요한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랑과 신앙 이야기가 물줄기를 이루며 흘러간다. 그 속에서 중심축은 ‘사랑’이다. 그것도 신을 향한 맹종이 아닌 그리움과 용서, 욕망을 담은 인간을 향한 사랑이라는 데 무게중심이 놓인다. 여러 이야기가 섞여 있어 인물의 내적 갈등에 깊이 다가가지 못하고, 사건과 역사에 밀착한 긴장과 밀도 높은 글쓰기를 보여온 작가 특유의 생동이 좀 떨어지는 건 아쉽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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