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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학적 사고력을 파는 '철학가게'
나를 복사하면 나는 나인가
[북데일리] 장난감 가게에서는 장난감을 판다. 휴대폰 가게에서는 휴대폰을 판다. 그렇다면 <철학가게>에서는 무엇을 팔까?

어느 날, 익숙한 가게들을 지나는데 처음 본 가게가 눈에 띄었다고 생각해보아라. 어제는 분명 없던 가게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 가게는 보통 가게와는 다르다. 내부 선반에는 이야기, 시, 활동, 사색실험들로 포장된 철학적 생각, 사상, 수수께끼, 문제들이 놓여있다. 이러한 이야기, 시, 활동, 사색실험들은 우리의 마음을 들뜨게 해 우리가 생각하고 항상 깨어있게 함으로써 철학적 생각, 사상, 수수께끼, 문제에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철학가게>는 돈 대신 시간과 땀을 내주면 문제를 내주는 책이다. 다시 말해 철학적 퍼즐과 도전 과제들이 들어있다. 이용할 대상은 아이들이다. 그러나 과제가 만만치 않다. 인식론과 언어, 형이상학 등 어른도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책은 철학 교육 전문가인 피터 월리가 편집하고 전 세계의 철학가들의 도움으로 탄생했다고 한다. 이 책에 나오는 문제 하나를 소개한다. <복사기>란 제목의 지문이다.

[이 복사기는 사진이나 글을 복사하지 않는다. 그것보다 훨씬 흥미로운 일을 할 수 있다. 바로 사람을 복사하는 일로 단순히 사람의 사진을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신체를 전부 복사해 새로운 사람을 만들어낸다. 복사된 사람은 머리카락 수에서부터 주근깨의 위치까지 원래 인물과 동일하다.

이 복사기에는 부스가 두 개 있다. 부스1과 부스2가 있는데, 사람이나 사물이 부스1에 들어가면 복사기를 운전하는 사람이 ‘복사’ 버튼을 누른다. 그러면 사람이나 사물을 완벽하게 복사한 것이 부스2에서 만들어진다.

상상해보라. 자신이 부스1에 걸어 들어가고 ‘복사’ 버튼이 눌러지는 모습을. 내가 부스1에서 걸어 나오는 동안 나와 똑같은 사람이 부스2에서 걸어 나오는 것이다.]

이 지문에 대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어떤 것이 나일까? 둘 다 나일까?’ ‘나를 나로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질문에 대한 답이 없다는 사실이다. 철학책 답긴하다. 그러나 답을 찾는 문화에 익숙한 우리 독자들은 물음표를 거두지 못할지 모른다.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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