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18일 “부산을 출발해 북한,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신라호텔에서 열린 ‘유라시아 시대의 국제협력 컨퍼런스' 개막식에 참석, 유라시아를 ▷하나의 대륙 ▷창조의 대륙 ▷평화의 대륙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유라시아 내 끊어진 물류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교류를 가로막는 물리적 장벽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며 “유라시아를 진정한 ‘하나의 대륙'으로 다시 연결해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유라시아 에너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세계적인 에너지 생산국과 소비국이 공존하는 지역의 특성을 살려서 역내 전력망, 가스관, 송유관을 비롯한 에너지 인프라를 연계하고, 중국의 셰일가스, 동시베리아의 석유ㆍ가스 등을 공동개발하는 윈윈의 유라시아 에너지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박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있는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을 유라시아 자원의 공동개발 및 물류 등 경제협력을 통해 좀 더 구체화하는 일종의 동북 평화협력구상의 경제판인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와관련 “동북아의 갈등구조가 다자간 상호협력의 틀로 전환될 경우 물류ㆍ에너지 자원 네트워크 강화와 함께 역내 교역과 투자가 확대될 수 있다”며 “동북아 평화협력과 유라시아의 경제적 번영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물리적 장벽 못지 않게 무역과 투자를 가로막는 제도적 장벽을 극복하는 일도 중요하다”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한ㆍ중ㆍ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자유화 논의를 가속화하고, 이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유라시아 역내외를 아우르는 무역협정과도 연계한다면 거대한 단일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의 연장선상이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개별국가 차원의 창조경제 추진 노력을 한 데 모으면 그 시너지는 대단히 클 것이고, 유라시아 지역을 전 세계의 성장엔진으로 만들 수 있다”며 “유라시아 협력의 핵심인 에너지ㆍ물류 네트워크도 스마트 그리드나 위성을 이용한 컨테이너 위치 추적장치 등 첨단 정보통신과 접목할 때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특히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은 유라시아 경제통상과 문화교류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며, 새로운 유라시아 시대를 열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물론 북핵문제의 진전에 따라 러시아의 극동지역, 중국의 동북 3성, 남ㆍ북ㆍ러, 남ㆍ북ㆍ중 3각 협력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에 열린 국제협력 컨퍼런스는 한국ㆍ러시아ㆍ중국ㆍ몽골ㆍ중앙아시아ㆍ유럽 등 유라시아 국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분야에 대한 포괄적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첫 공식 국제세미나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이홍구 전 국무총리, 한승수 전 국무총리, 국내외 석학, 국제기구·경제협력체, 주한 외교대사, 전현직 각료, 관련연구원, 학생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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