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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흥국 위기에도 아시아에 돈 몰려” 사모펀드 모금액 규모 급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 우려로 신흥국 경제에서 급격히 자본이 이탈하면서 외환위기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의 아시아 지역 투자금은 외려 증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향후 아시아 경제가 살아나면 곧바로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미리 실탄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사모펀드의 아시아 지역 투자모금액은 지난 10여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고 14일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사모펀드의 아시아 투자모금액은 지난 2004년 200억달러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선 이달 11일까지 이미 1200억달러에 이르는 등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닥친 지난 2008년부터 5년 동안에만 54%나 늘어났다.

개별 사모펀드 중에서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운용하는 펀드에 올해 60억달러를 모금하는 데 성공했으며, 또다른 미국계 사모펀드인 TPG캐피탈도 올해 자사 아시아 펀드에 25억달러를 끌어들인 데 이어 연말까지 10억달러를 추가로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유럽계 사모펀드 CVC캐피탈도 최근 30억달러를 목표로 한 아시아 펀드를 새로 개설해 투자자들을 적극 유치 중이다.

신문은 또 아시아 시장을 향한 사모펀드의 구애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259개에 달하는 글로벌 사모펀드가 아시아 투자금을 집중 모집함에 따라 연말에는 그 규모가 197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일본과 한국 등 그간 사모펀드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았던 아시아 시장의 빗장이 조금씩 풀리면서 투자자들이 반응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기업공개(IPO)를 통한 공모보다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폐쇄형으로 운용되는 사모펀드의 인기가 높다는 점도 향후 아시아 사모펀드 시장 전망을 밝히고 있다.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중국 사모펀드 부문 대표 데이비드 브라운은 “중국의 IPO 시장엔 300여개의 장애물이 놓여져 있다”며 “수천개의 기업들이 사모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아시아 시장이 조만간 미국 Fed가 양적완화 축소에 들어가더라도 잘 견딜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사모펀드 투자열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래에셋의 라훌 차드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국의 테이퍼링 우려로 신흥국 투자가 급감하고 있지만 이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한 뒤 “신흥국 시장이 위축돼있을 때야말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며 신흥국 투자를 자신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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